▲ 트럼프 대통령의 두 가지 상징적인 정책인 보호주의와 감세 정책은 서로 상반되게 작동하고 있다.      출처= Pixabay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펴고 미국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감세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트럼프의 대표 두 정책은 서로 상반되게 작용하고 있어 무역적자를 방어하는 좋지 못한 방법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적이 나왔다.

WSJ은 최근 '무역수지 적자를 방어하는 잘못된 방법'이라는 그레그 입(Greg Ip)의 글을 소개했다.

입은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적자를 미국이 국제 무역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지만 그런 잘못을 지적하는 비판론자들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즉 무역 적자가 외국인 투자의 유입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괜찮다고 주장한다고 입은 전했다. 입은 그러나 "모든 외국인 투자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무역 적자와 외국인 투자는 간단한 계산으로도 연결돼 있는 데 미국인들이 생산하는 것보다 소비를 많이하면 수입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이게 무역적자다. 여기에 외국에 지급하는 이자와 배당 소득을 합치면 경상수지 적자가 나온다. 이 적자폭은 미국의 자산매각으로 메워져야 하는데 이는 미국 관점에서는 자본수지 흑자가 된다. 

입은 외국인 투자하면 도요타 자동차가 공장을 짓거나 이케아가 매장을 열고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유정을 시추하는 것을 연상하지만 이는 외국인 투자의 한 가지 유형에 불과하다면서 외국인들이 미국 재무부 채권, 회사채, 주식을 매입하거나 은행 예금도 ‘투자’의 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외인이 미국 자산을 사는 것뿐 아니라, 미국인이 외국 자산을 팔고 매입을 줄이는 것도 투자와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외국인 투자란 이런 모든 것들의 조합이라고 입은 설명했다. 물론 여기에는 비용이 들어가 미국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이자, 배당금, 임대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게 좋은지 나쁜지는 그때 그때 다르다. 미국이 주택, 연구분야 또는 기업의 유망한 프로젝트에 가능한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하면, 미국인들이 저축을 적게 하기 때문에, 그런 프로젝트로 얻는 이익이 자본조달 비용보다 높을 경우 외국인의 투자로 자본을 조달하는 것이 더 좋은 것이다. 

▲ 독일과 중국은 여전히 구조적 무역 흑자를 내면서 결과적으로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무역 적자와 외국 자본 유입을 유발하고 있다.

저축을 더 많이 하고 소비를 더 적게 하는 것은 좋은길과 안좋은 길이 있는데 안 좋은 길이 경기침체를 가져오는 것이다.경기침체시에 미국인들은 통상 덜 소비하고 무역수지는 축소되지만 또한 덜 투자해 성장률을 갉아먹는다.

한 가지 좋은 방도는 연방재정적자를 줄이는 것이라고 입은 주장했다. 이 경우 세금은 오르고 받는 정부 서비스는 줄어들기 때문에 미국인들이 소비를 줄일 것이라는 게 입의 생각이다. 재정 지출의 감소가 결국 소비시장을 다시 위축시켜 수입감소에 이어 무역수지 적자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최대 규모로 재정적자를 확대함으로써 그의 두 가지 상징적인 정책인 보호주의와 감세 정책은 서로 상반되게 작동하고 있다고 입은 비판했다.

문제는 많은 미국인들의 저축이 오로지 자기 손에 달려 있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인의 저축은 외국인이 얼마나 많이 저축 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2000년대 중반, 중국은 중상주의 정책을 추구해 소비와 수입을 억제하고 수출을 장려하면서 엄청난 무역 흑자와 그에 상응하는 자본 수지 적자, 즉 외국 자산에 대한 엄청난 수요를 만들어 냈다. 그들이 선호하는 자산은, 미국 국채인 재무부 채권과 모기지 채권으로 이것은 미국 금리를 떨어뜨리고 미국인들이 저축을 하지 않도록 했으며, 대신 주택 건설을 장려하고, 무역 적자의 팽창과 함께 주택 거품을 유발했다.

입은 "이 경우, 무역 적자와 그것을 메운 외국인 투자가 모두 나쁜 것이며 미국인에게도 좋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입은 2000년대의 불균형은 다소 완화됐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면서  독일과 중국은 여전히 구조적 무역 흑자를 내어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무역 적자와 외국 자본 유입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과 중국이 소비, 투자, 수입을 모두 크게 증가시키면 미국의 무역 적자와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겠지만 아무도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