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유엔 제재를 받아 원유공급이 빠듯한 북한에서 자동차 등이 잘 돌아간 이유가 드러났다. 밀수를 통해 정제유를 몰래 들여다 쓰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미북 실무회담이 펑크나자마자 공개한 사실이다. 미국은 다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필요할 때 활용하려고 남겨뒀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미국의 뉴욕이그재미너 12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헤일리팀이 작성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에 원유를 인도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뉴욕이그재미너는 보고서를 단독 입수했다면서 북한은 올해 공해상에서 최소 89건의 환적 덕분에 안보리 허용 한도 이상의 연료를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유엔 안보리의 한 외교관은 뉴욕이그재미너에 "헤일리 대사 팀은 북한이 유엔안보리결의 2397를 어기고 안보리가 정한 연간 상한선을 위반했다는 보고서를 안보리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2017년 12월 통과한 안보리 결의 2397은 북한의 연간 원유 수입량을 50만배럴로 제한하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의 정제유 접근은 수십 번의 불법 선박 환적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헤일리팀은 보고서에서 "북한 유조선들은 선박환적으로 불법 취득한 정제유를 인도하기 위해 올해 1월1일과 5월30일 사이에 최소 89회 입항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 보고서를 북한이 당초 판문점에서 열릴 예정인 미군 유해송환 실무회담에 불참한 직후 제출해 비핵화 협상의 우위를 쉽게 내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제재위는 미국의 요청을 오는 19일까지 검토해야 한다. 미국의 요청을 거절하는 국가가 없으면 그대로 승인되지만, 지난해 미국의 대북 원유수입 금수조치를 무산시킨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저지할 가능성이 있어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북한은 12일(한국 시각) 오전 10시 판문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군 유해송환 실무회담에 불참하고 회담의 ‘격’을 높이자며 미국에 15일 장성급 회담을 제안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며 이를 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