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5 박창욱의 낄끼빠빠 JOB테크(32) 염장전략과 숫자 구사

‘망할 회사의 구원투수가 되고 싶습니다’

 

어느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보는데 눈에 확 들어오는 부분이 있었다. ‘우리 회사 지원동기’를 쓰라고 한 항목이다.

 

회사가 2025년까지 업계에서 세계 10대기업으로의 성장을 꿈꾸는 것을 알고 그 성공신화에 기여하고 싶어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현장을 다니며 조사한 결과 그 꿈의 실현은 어렵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주 2회, 2시간씩 총 30여 시간 A/S센터와 판매현장을 찾았고 고객도 20여명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들은 결과입니다.

그 꿈의 실현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이유는 약 20개가 있으나, 요약하면 3가지입니다.

(1) 디자인이 시대에 떨어진다는 의견(소비자 설문조사결과도 있음)

(2) -----------------------------------------------

(3) -----------------------------------------------

2번, 3번은 불러 주시면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경쟁사의 전략도 분석을 해보았습니다.

 

가히 충격적인 자기소개서다. 상대방의 자존심을 자극해 눈길을 잡으려는 ‘염장전략’이다. 눈에 보이지 않게 ‘용용 죽겠지?’라고 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이 자기소개서는 필자가 만든 가상(假想)의 자기소개서다. 실제 채용과정에서 이런 지원서를 보고 싶어서 한 번 작성해 보았다. 자기소개서의 종결판 수준이다.

이 입사지원서를 보고 실제 얼굴 한 번 보고 싶지 않은 사장, 인사부장이 있겠는가? ‘무슨 이런 놈(?)이 있어?’ 혹은 ‘뭔가 대단할 것 같아’라는 느낌이 들며 여하튼 면접대상자로 ‘축! 서류전형합격’의 메시지를 보내지 않겠는가?

 

낄끼빠빠 - 소위 ‘전략’이란 것

경쟁률이 낮은 곳에서는 ‘실수’하지 않는 전략, 경쟁률이 높은 곳에서는 남다른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

우리 취준생들은 20년, 30년 전 방식으로 취업 준비를 한다. 대졸자 자체가 귀하던 시절과 대졸자가 80% 이상이 되는 요즘의 상황에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면 성공확률이 낮아지게 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위험한 도박 같이 보이는 전략을 쓰라는 것이다.

어차피 수차례, 수십차례 서류전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고 한다면 더더구나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라는 것이다. ‘이래 떨어지나 저래 떨어지나 그게 그거다’라고 말하면 너무 가혹한 것인가?

 

실제 취업준비의 핵심

혹여 이런 예시문을 든 것이 정말 해보지 않은 사실을 부풀려 말하라는 것으로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실제로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습관화될 정도로 상대의 약점을 파고 들어가라는 것이며 그 핵심은 ‘현장’에 있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기분을 언짢게 만드는 것? 개인적 차원으로는 좋은 일이 아니다. 그러나 상대가 회사라면 어떨까? 그 회사의 발전을 위해 발로 뛴 사실을 밝히는 차원에서 이 방법으로 ‘염장’을 지른다면 오히려 칭찬받을 일이다. 실제 이런 사례를 기업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무조건 뽑겠다고 한다. 이런 인재로 키워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강의장에서 지난 10년간 이런 방식의 접근법과 자기소개서 작성을 지도해 보았는데, 그렇게 썼다고 알려온 사람을 보지는 못했다. 면접장에서 어설프게 대답하다가 ‘대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발로 뛰며 회사의 발전을 위한 대안을 만들어 간다는 차원으로 준비한 것은 확률이 1%만 되어도 회사 입장에서는 충분히 고려할 요소가 된다. 머리가 아닌 몸에 새겨 둔 ‘나름대로의 해법이자 답’이기에 두뇌 기억력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설령 그 내용이 동떨어진 경우라 하더라도 괜찮다. 이런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걱정이 되면 메모장을 가지고 면접장에 들어가면 된다. 자기가 방문한 시간이나 회수, 구체적인 일자는 물론이고 고객의 간단한 명세와 직접 들은 이야기를 늘 메모하고, 그것을 손에 꼭 들고 다니는 습관이면 충분하다.

그런 의미에서 ‘방학’이라는 시기를 잘 활용하기 바란다.

 

입사 이후의 인생 반전 기회

더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일을 해내는 습관은 취업, 업무처리, 창업 등 모든 경우의 기본이 된다. 그래서 한두 번씩 성과를 내고 인정을 받기도 하면 직장생활이 즐거워진다. 남다른 비결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한 학기 강의를 들으며 이런 훈련을 꾸준히 한 학생들 중에서 인생의 반전을 이룬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하지만 무엇을 하든 자기가 진행하는 시도가 별 효과가 없을 때는 남에게 해악을 끼치지 않는 수준의 파격적인 방법을 생각하자.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라면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흘러가는 것이 요즘이기 때문이다.

 

숫자를 구사하라. 구체적으로…

한 가지 첨언(添言)을 한다.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숫자에 아주 민감하다. 숫자를 적절히 구사하면 똑같은 사실도 훨씬 강한 인상을 남긴다.

면접에서 “아침에 운동을 합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치자.

“예! 늘 열심히 운동을 합니다.”

“예! 아침에 한 시간씩 꼭 운동을 하는 편입니다.”

“예! 매일 아침 6시부터 30분씩 조깅을 벌써 3년째 하고 있는 중입니다.”

여러분은 어떤가? 어느 경우가 선명하게 와 닿는가? 실제로 일을 시켜서 보고받는 순간이라고도 생각을 해보자. 단연코 후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