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1987 스틸

 

[이코노믹리뷰=김윤정 기자]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의 사망으로 '고 박종철 고문 치사사건'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일보는 9일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관련,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쓰러졌다”는 기자회견으로 공분을 샀던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이 7일 새벽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두환 정권 말기인 1987년 1월 14일,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이던 박종철씨가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서 조사를 받다 사망, 당시 치안본부장이었던 강민창은 사건을 은폐하려 했으며 “’탁’하고 치니 ‘억’하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면서 사인을 단순 쇼크사로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사회각계에서 진실을 밝히려 노력, 이 사건을 계기로 전국 각지에서 죽음을 추모하는 집회가 잇따랐고, 민주화 요구 목소리도 거세지면서 1987년 6월 시민항쟁을 촉발하는 직접적 계기가 됐다.

이 사건은 최근 영화 ‘1987’을 통해 재조명됐다.

영화 속 희대의 악역을 연기한 김윤석은 "내가 맡은 배역을 내가 미워할지 몰랐다"면서 "현실보다 더 영화같은 이야기라서 그 진실을 잘 담아서 전할 수 있을 지 걱정이었다. 감독과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작업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이 영화를 공감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당시 대학생이었다. 또한 고 박종철 열사가 고등학교 2년 선배이기도 했다"면서 "30년 전의 사건, 거기에 일간지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탁 치니까 억하고...' 라는 대사를 내가 할 줄은 몰랐다. 정말 상상도 못했던 작품이고, 그런 반면 누군가는 맡아야 영화가 만들어지기에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고자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극중 악랄한 대공수사처 박처장 역으로 열연한 김윤석은 "'사냥개끼리 싸우다가 사냥감을 놓치면 누가 책임지나'는 대사가 있다. 박처장은 권력의 사냥개임을 알고 있었던 거 같다. 그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 시키기 위해서 무리수 있게 행동했고, 결국 가장 먼저 주저앉은 인물이 됐다"면서 "인물의 이중성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됐고 이 작품을 통해 정신이 깨어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