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한미일 외교장관이 8일 일본 도쿄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재확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 모두 발언과 일문일답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검증 가능한 수준이 될 때까지 대북제재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면서, 북한 비핵화 최종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측과 지난 6일부터 1박 2일 동안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시간표에 대해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제재조치는 비핵화를 검증하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이행될 것이고 한미일은 북한이 이를 이행할 때까지 제재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진전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제재 완화 조치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최종적이고 충분히 검증된 비핵화(FFVD)는 CVID보다 부드러운 것이어서 한발 물러선 게 아니냐'는 질문에, 고노  외무상은 "관련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은 북한의 대량파괴무기, 탄도미사일 등 CVID를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안보리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계속해서 북한에 대해 안보리 결의 이행을 요구하겠다는 것에 한미일이 일치한다. 국제사회 전체에 대해서도 일치를 봤다"고 설명했다.

고노 외무상은 "북한에  안보리 결의 이행을 요구해 나간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일본은 북미협상이 제대로 진전하도록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 안보리 결의에 기반해 경제제재를 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한미연합공동훈련 중지는 북한이 신속히 비핵화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서  "이것으로 한미 군사동맹이 변한 것은 아니며, 한미일 3국이 앞으로도 단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완전한 비핵화는 완전한 핵물질 폐기다. 이것은 명확히 정해진 목표다"면서  "북한은 이런 결의를 완전히 이행해야 하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때까지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까지 이틀 동안 북한 체류 기간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면담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원래부터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은 없었다"고 말했다.

▲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미북간 고위급 회담에 대해 북한 전문가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이날 '북미고위급회담 결과 유감과 한국정부의 과제'라는 논평을 내고 " 북한이 신뢰조성을 앞세우면서 단계적으로 동시행동원칙에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는 단계적․동시적․점진적 접근법을 고수함으로써 북미 간의 입장 차이가 재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측에 북미관계개선을 위한 다방면적인 교류 실현, 정전협정체결 65주년 계기 종전선언 발표, 비핵화 조치의 일환으로 ICBM의 생산중단을 물리적으로 확증하기 위한 대출력 발동기[엔진] 시험장 폐기, 미군유해발굴을 위한 실무협상 시작 등을 각기 동시적으로 취하는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정 본부장은 "북한이 제안한 내용들은 비핵화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긍정적인 조치들이지만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로드맵과 검증에 대한 합의 도출을 원했던 미국과 국제사회의 기대에는 훨씬 못 미치는 것들"이라면서 "북한이 이처럼 앞으로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에 대한 논의를 회피한다면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본부장은 "이 같은 상황은 북한에게도 결코 유리한 것이 아니므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로드맵에 대한 논의에  더 전향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도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 논의와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접근법에 더욱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북한 핵탄두, 핵물질, ICBM의 해외 반출과 검증에 대해 미국이 어떠한 보상을 제공할 것인지 북한도 관심을 가질만한 단계적이고 동시적이며 신속한 북한 비핵화와 대북 보상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그 같은 상황에서 한국정부가 향후 북미 협상을 관망만 하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닐 것"이라면서 "미국의 대미 협상을 현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정부는 향후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폼페이오 국무장관 간의 협의 채널을 강화해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구상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의 완전하고도 신속한 비핵화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미국의 접근법과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해결을 선호하는 북한의 접근법 모두를 상당 부분 만족시킬 수 있는 제3의 해법을 찾아내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