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천연 인슐린으로 잘 알려진 제철 채소 ‘여주’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필자는 신품종 특성화 농산물의 시장환경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봐왔다. 신품종 특화농산물의 시장진입 후의 과정들을 보면 현 우리 농산물 재배환경 인식, 유통시장 환경구조를 가장 단편적이고 심플하게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몸에 좋다는 여러 작물들이 소개되었고, 1년이 채 안 돼 사라져간 작물들이 참 많다. 그중에서도 여주(고야, 쓴 오이)로 알려진 여름 채소 ‘여주’의 국내 환경 진입상황과 현 상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10여년도 훨씬 전에 여주라는 채소를 접했을 때 여주라는 식물은 상당히 흥미로운 채소였다. 비타민의 보고이자 미네랄과 천연인슐린 성분이 풍부했고,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의 김치처럼 건강음식으로 인식되어 광범위하게 사랑을 받고 있는 채소였기 때문이다.

 

여주가 방송과 언론을 통해서 알려지면서 2013년부터 웰빙채소로 각광받기 시작했고, 고소득 작물로 인식되면서 전국적으로 재배 열풍까지 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필자는 몇 년 전에 전라도나 해남의 농장들에서 나무에 달린 채 썩고 있던 여주를 봤다.

너도나도 여주를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에서는 폭풍출하로 이어졌고, 소비시장의 안정적 형성이 안 되어 있는 상황에서 농가들이 팔 데도 없었으며, 가격도 무너지고, 공판장에서는 매매도 안 되는 상황도 부지기수였다. 언론에서만 그때 이슈가 되었을 뿐이지, 체계적인 홍보와 육성이 안 되었던 것이다.

 

신품종 기능성 농산물의 경우 미디어의 자극적인 노출로 순간 인기를 끌기는 한다. 하지만 안정적인 시장진입을 위해서는 고객들과의 끝임없는 소통과 제품개발, 다방면의 홍보 마케팅, 계획적인 생산 출하, 시장에 대한 확신은 소비시장에서 그 작물의 전체적인 체력을 형성하게 된다.

현재 시점에서는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농가들이 안 되는 작물이라고 생각하고 재배를 안 하는 것이다.

 

의미 있는 도약, 함양 여주

여주 주산지인 경남 함양의 경우 계약재배로 인해 농가들의 소득을 보장해 주면서 안정적인 재배면적을 유지해 갔고, 해외수출을 통해 가격하락을 막고 안정적인 유통판로를 개척해 나갔다. 올해만 하더라도 미국, 홍콩, 중국에 10억원 이상의 수출을 기대한다고 했다.

또한 올해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받아 사업의 활성화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타지역의 여주 생산재배면적을 현저히 줄어든 반면 경남 함양의 경우 여주 재배면적이 확대되고 있다.

2004년도부터 안정적인 계약재배, 수출, R&D투자, 지속적인 홍보,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받기 위한 노력 등으로 더욱 탄탄한 입지와 가능성을 보이는 곳이 경남 함양의 여주재배단지다.

 

함양군 여주생산의 선도기업인 천령식품의 경우, 농가들에게 안정적인 계약재배로 손실을 보더라도 농가들이 계속 재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다. 또한 해외수출길을 열어 어려운 국내시장 환경을 타파해갔고 소비자들과의 끝임 없는 대화에 노력했고, 꾸준히 콘텐츠를 개발하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자사 사이트에 보유하고 있는 고객만 2만명 정도다. 이 부분은 우리 신품종 작물의 주류 시장진입에 있어 제시하는 바는 크다. 농가들의 안정적인 소득보장과 소비자과의 소통, 끝임없는 도전과 연구개발은 필수다.

 

여주, 식탁에 올려야 한다

이제까지 여주는 당뇨환자들을 타깃으로 홍보되어왔지만, 여주가 인기 있는 동남아·중국·일본에서는 건강채소로서 다양한 반찬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여주가 사랑받고 성공적인 작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식탁에 올려져서 장아찌나 김치처럼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조성과 인식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농가들의 안정적인 소득도 보장되고, 재배면적도 확대될 것이다.

 

기존의 신품종 상품의 경우 좋은 상품도 많았다. 하지만 그때만 반짝하고 오래 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와송이 좋다고 많은 언론·방송에서 나왔지만 6개월도 못 가 그 열풍은 사그라졌고, 후발주자로 시작한 농민들은 모두 큰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책임져줄 사람도 판로도 없었다. 대책 또한 없었다.

 

단순히 건강채소로만 볼 것인가

농촌진흥청에서 지구온난화로 한반도의 아열대 기후 지역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미래농업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경에는 한반도의 아열대 기후지역이 전국 경지 면적의 17%로 확대되고, 금세기 말에는 현재의 연평균 기온보다 4도 이상 상승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주(쓴오이), 망고, 골드키위 , 패션프루트, 아티초크, 오크라, 인디언시금치 및 차요태등 열대/아열대작물은 기후변화적응 작물개발로 미래전략산업으로 가치가 매우 높다. 또한 일본, 중국 및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오래전부터 (쓴오이)과실을 육종 및 개량하여 채소로 활용하여 음식으로 이용하고 있다.

 

태양의 영양소, 여주는 건강채소는 왕

일본에서 여름이 제일 긴 오키나와에서도 여주가 ‘건강채소의 왕’이라고 불리며 여름 더위에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다.

 

특유의 쓴맛 성분인 모모르데신은 오이에 함유된 성분과 같은 종류이며, 간 기능을 높이는 성분( Phytocehmicals, 파이토케미칼(식물성화학물질))이 있고 특히 과육에 많다. 여주는 건강과 미용에 빠지면 안 되는 비타민 C가 풍부해 피부나 뼈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콜라겐의 생성을 돕고, 피로를 회복시켜 주며 노화, 여름 감기, 질병 등의 저항력을 강화해 여름 더위 예방의 수호천사라고도 한다.

비타민 C의 햠유량이 채소나 과일 중에서도 높고, 여주 100g에 비타민 C가 120mg이나 함유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채소에 함유된 산소로 인해 산화되면 효능력이 떨어지고 열을 가하면 그 성분은 파괴된다. 그러나 여주의 비타민 C는 열을 가해도 파괴되지 않는 것이 큰 특징이다. 여주 같은 과피가 딱딱한 과채류는 강한 세포벽으로 보호되어 있기 때문에 세포 내의 성분이 밖으로 유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식탁에 올려야 한다

특수하고 신품종이라며 이슈나 언론플레이에 집중하기보다는 소비자의 식탁에서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어야 안정적인 소비시장 정착이 가능하다.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레시피를 개발·보급하고, 그 작물의 효능과 좋은 점을 꾸준히 홍보하고 인식시켜야 한다.

또한 안정적인 계약재배로 농가들이 시세나 다른 부분의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농사에 집중하고 재배할 수 있는 환경 또한 필수다. 그러나 영양학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우수한 여주는 쓴맛이 강해 생과의 섭취가 어렵기에 이에 대한 새로운 방안이 필요하다. 현재 먹기 편하게 환이나 과림, 차, 즙 등이 생산되고 있지만 일차 단순 가공품으로는 한계가 있다.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국공립 대학 혹은 연구소 등의 공인된 연구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단순가공품에서 탈피한 2, 3세대 가공품 개발뿐만 아니라, 향후 기능성 등의 개별인증(항당뇨, 항치매등) 획득을 위한 적극적인 R&D 투자와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의 식탁에서 건강채소 ‘여주’가 사랑받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함양 여주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