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식음료업계가 바쁜 현대인들에게 시간의 가치를 전하는 제품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만든 먹을거리를 간편하게 먹고 마실 수 있는 신제품 출시로 일에 쫓겨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을 뜻하는 ‘타임 푸어’의 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의 구매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더욱 깊어진 풍미와 식감으로 제품 차별화를 두고 있다. 전문가는 주52시간 근무가 도입돼도 줄어든 시간 대비 업무강도는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타임 밸류 마케팅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720시간 숙성 커피 열매로 풍부한 향과 맛 담아낸 숙성 캔 커피

조지아는 미국 탄산음료 브랜드 코카콜라의 커피 브랜드다. 조지아는 지난 4월 노하우를 살려 프리미엄 캔커피 ‘조지아 고티카 빈티지’ 3종을 선보이고 있다. ‘조지아 고티카 빈티지 블랙’, ‘조지아 고티카 빈티지 라떼’, ‘조지아 고티카 빈티지 스위트 아메리카노’ 3종이다. 720시간(30일) 저장고에서 숙성한 빈티지 커피 열매를 사용해 숙성 커피 특유의 깊고 풍부한 커피 향과 맛을 캔 커피에 담았다.

▲ 코카콜라의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조지아'는 720시간 숙성 커피 열매로 풍부한 향과 맛을 담아낸 '조지아 고티카 빈티지' 3종을 지난 4월 출시했다. 출처= 코카콜라

코카콜라 관계자는 “좋은 커피 향이 좋은 커피 맛을 완성한다는 철학으로 프리미엄 캔커피의 기준을 제시해 온 조지아 고티카는 깊고 다양한 커피 아로마를 추구하는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숙성 커피 열매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17시간 저온 숙성 도우로 만든 프리미엄 냉동 피자

종합식품기업 풀무원이 운영하는 친환경 식품 브랜드 올가홀푸드가 17시간의 저온 숙성을 거친 도우로 만든 프리미엄 가정 간편식 ‘올가 저온숙성 도우라 쫄깃한 마르게타 피자’를 지난달 26일 출시했다.

▲ 종합식품기업 풀무원이 운영하는 친환경 식품브랜드 올가홀푸드가 17시간의 저온 숙성을 거친 도우로 만든 프리미엄 가정 간편식 '올라 저온숙성 도우라 쫄깃한 마르게타 피자'를 지난달 26일 출시했다. 출처= 올가홀푸드

이 제품은 친환경 식품업계 최초의 피자 자체브랜드 제품이다. 피자의 핵심 요소인 도우를 저온(섭씨 0~4도)에서 17시간 동안 숙성해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수타 방식과 유기농 밀가루로 만든 도우에 자연산 모짜렐라 치즈, 잘 익은 방울토마토, 바질 등 안심 원재료를 넣어 만들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원형의 레귤러(중간) 사이즈로 기호에 따라 잘라먹을 수 있다.

올가홀푸드 관계자는 “올가 마르게리타 피자는 쫄깃함이 살아 있는 이탈리안 정통 피자를 가정에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제품”이라면서 “친환경 식품 대표 기업으로서 맛있으면서도 좋은 품질까지 갖춘 차별화한 가정 간편식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4주 발효로 묵직하고 진한 향의 편의점 수제 맥주

편의점 GS25는 지난달 4주간의 발효 기간을 거친 수제맥주 ‘광화문’을 출시했다.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광화문’은 4주간의 발효를 통해 맥아(Malt)의 깊고 풍부한 맛과 묵직하고 진한 향을 느낄 수 있는 프리미엄 엠버에일(Amber Ale)로 호박색을 띠고 붉고 진한 색상이 특징이다. 또 자양강장제로 사용되는 한약 약재 성분인 맥문동(麥門冬)을 넣어 감칠맛을 더하고 단맛의 풍미를 살렸다. 제품 겉면 라벨에는 광화문을 일러스트로 넣어 서울의 트렌디함과 개성을 표현했다.

▲ 편의점 GS25는 지난달 4주간의 발효 기간을 거친 수제맥주 '광화문'을 출시했다. 출처= GS25

GS리테일 관계자는 “지난 4월 주세법 개정을 소규모 양조장의 수제맥주 판매가 일반 유통업체에서도 가능해짐에 따라 이 같은 수제 맥주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는 최근 소확행, 가심비 트렌드와 맞물려 앞으로 편의점 주류 시장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30일 자연 숙성 동치미 국물 · 12시간 우린 사골육수 냉면

풀무원식품은 30일간 자연숙성과 12시간 이상 우려낸 육수를 담은 간편식 냉면 신제품 2종을 지난 4월 출시했다.

신제품 생가득 ‘서울식 물냉면’은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베이스로 해 만든 전통 평양식 냉면 조리법과 서울식 메밀국수 조리법을 이용했다.

▲ 풀무원식품은 30일 간 자연숙성과 12시간 이상 우려낸 육수를 담은 간편식 냉면 신제품 2종을 지난 4월 출시했다. 출처= 풀무원식품

30일간 자연 숙성한 동치미 국물에 12시간 이상 우려낸 사골육수를 더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더했다. 생가득 ‘순메밀 쫄깃막국수’는 강원도에서 즐겨먹는 메밀막국수를 재현한 것으로 메밀함량 100%임에도 탄력 있는 면발이 특징이다. 순수한 메밀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고 30일 자연 숙성한 동치미 육수와 매콤비빔장으로 새콤하면서 매콤한 맛이라는 평이다.

풀무원식품 관계자는 “풀무원만의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이 집약된 제면 공법으로 이번 신제품을 개발했다”면서 “전통 냉면 제조 방식으로 만들다 보니 더운 별미 냉면을 찾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6시간 숙성으로 풍미가 살아 있는 서양식 간편 스테이크

동원F&B는 6시간 숙성 고기를 사용한 가정간편식 스테이크 신제품을 지난달 선보였다. 프리미엄 서양식 요리 브랜드 ‘퀴진’의 ‘더블 스테이크 오리지널(냉장, 냉동)’이다. 직화 오븐과 그릴에서 각각 한 번씩 구워 겉이 바삭하면서도 불맛이 은은하게 배어 있는 스테이크 제품이다. 청정 호주산 쇠고기와 국내산 돈육을 배합해 두툼하게 빚어낸 뒤, 6시간의 숙성 과정을 거쳤다.

▲ 동원F&B는 6시간 숙성 고기를 사용한 가정간편식 스테이크 신제품을 선보였다. 출처= 동원F&B

12시간 저온에서 천천히 발효한 티벳버섯 발효유

매일유업의 친환경 브랜드 상하목장은 12종의 다양한 유산균이 함유된 ‘케피어12’를 지난해 출시했다. 통상 요구르트에는 2~3가지 프로바이오틱스가 들어 있다. 상하목장이 출시한 케피어12에는 12종류의 프로바이오틱스 종자가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저온에서 12시간 이상 천천히 발효해 유산균뿐 아니라 영양 성분이 풍부하다.

▲ 매일유업의 친환경 브랜드 상하목장은 12종의 다양한 유산균이 함유된 '케피어12'를 출시했다. 출처= 매일유업

김광희 협성대 경영학과 교수는 “바쁜 현대인들은 끼니도 패스트푸드나 편의점 등 간단하게 때우는 일이 많다”면서 “시간이 부족한 틈에 챙기는 끼니라도 제대로 먹고 싶은 욕구와 소확행 트렌드와 맞물려 시간 마케팅이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주 52시간 도입으로 여유가 생긴다기보다 짧아진 시간 안에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직장인들의 업무강도는 더 높아진다”면서 “이 같은 타임 푸어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