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미국 국무부가 지난 2일 그 동안 사용해온  북한 비핵화 표현인 CVID,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대신, FFVD 즉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표현이 미북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명시돼 있는 ‘완전한 비핵화’를 더욱 구체화시킨 개념인지 아니면 비핵화 기준을 낮추는 것인지를 놓고 말들이 많다. 3차 방북길에 오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또 이 말을 써 미국의 속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후속 논의 차 5일 미국 워싱턴을 출발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자기의 트위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계속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적었다. FFVD는  the 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의 영어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일 미국 국무부가 그의 방북 사실을 확인하면서 미국의 북한 비핵화 개념으로 처음 사용한 FFVD 즉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존에 미국 정부가 주장해오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보다 수위를 다소 완화시킨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번 방북에  동행한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런 지적에 대해 기자들에게 “미국의 대북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며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여전히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도 같은 말을 한다. 한국 정부는 5일 북한 비핵화 해법과 관련해 새로운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기자설명회에서 밝혔다. 이와 함께, 여전히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국 정부의 대변인격인 외교부의 노규덕 대변인은 이날 "최근 미국이 '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라는 용어를 썼다"면서 "런 용어와 관계 없이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다는 미국의 기본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판문점 선언과 미북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도 완전한 비핵화가 명시되어 있다"고 말했다. 

용어를 바꿨다고 달라진 것은 없다는 게 양국의 생각인 것 같다. 북한을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내 미국이 목표로 하는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말을 바꾸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미국 정부는 보는 것 같고 한국 정부도 동의하는 것 같다. 북한이 북한이 줄곧 거부감을 보여 온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란 표현을 고수함으로써 협상이좌초되는 것보다는 그 말을 배제하는 배려를 보여서 협상을 타결이라는 항구로 이끌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듯 하다. 

그럼에도 CVID,FFVD 등 용어 하나의 변화는 북핵 문제 해결에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의중에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