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확대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경제가 동반 성장한다면 별 탈이 없겠지만 미국의 ‘나홀로 성장’이 문제다. 2008년 금융위기 후 헬기에서 뿌리듯 쏟아낸 대량의 달러가 전 세계로 퍼졌는데 그 자금들이 다시 미국으로 향할 경우 전대미문의 금융위기 발발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외환에 취약한 신흥국들이 바라는 것은 미국이 금리인상을 멈추는 것이다. 미국은 이런 바람을 외면하고 통화축소 정책을 펴면서 재정확대 정책으로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금리인상이 중단될 가능성이 대단히 희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른 나라들이 맞불작전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자금유출을 막기도 쉽지 않다. 미국만큼 금리를 올려 버틸 수 있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 10년 주기로 글로벌 경제위기가 찾아온 만큼 지금의 불안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4000억달러를 넘어섰다.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에 비하면 100배 이상 늘어난 것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15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금리상승 국면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년 전에는 기업을 중심으로 경제가 파탄 났지만 이번에는 가계가 그 불운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결국 개개인이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부채를 낮추기도, 소득을 높이기도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 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부채의 무게는 늘고 남은 자금조차도 없어질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부동산에 대부분의 자금이 몰려 있다. 가계빚이 늘어난 배경에는 담보대출이 자리 잡고 있다. 유동성 측면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위기가 찾아올 경우 손 쓸 방법은 제한돼 있다.

이제라도 금리상승에 대비해야 한다. 저성장 기조가 지속돼 오히려 금리가 낮아져도 말이다.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는 만큼 유비무환이 상책이다.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금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일부 현금을 움켜쥐고 있으라는 뜻이 아니다. 금리상승기에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에 일부 투자하는 것은 자본 손실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요인이다.

달러가 예상과 달리 약세를 보인다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원화 혹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는 자산을 편입한다면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치가 오르는 자산이 있는가 하면 하락하는 자산도 있다. 가치는 늘 제자리를 찾아가기 마련인 만큼 다시 투자비중을 조절하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소위 말하는 ‘리밸런싱(Re-Balancing)’ 투자전략이다. 자기만의 자산별 투자비중, 기간 등을 지킨다면 수익은 차치하더라도 손실을 제한할 수 있다. 수익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서운해 할 필요는 없다. 투자시장에서 승자는 오래 살아남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자산배분에 이은 리밸런싱은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당신의 자산을 지켜줄 유일한 도구다. 올해 <이코노믹리뷰> ‘금융엑스포’의 핵심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