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무역흑자가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동남아·유럽 등 수출 지역을 다변화한 것과 정부 수출지원 정책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017년 우리나라 화장품 무역흑자가 4조2601억원으로 사상 첫 4조원을 넘어섰다고 5일 밝혔다. 전년 3조5955억원 대비 18.5% 증가했다.

지난해 화장품 생산실적은 13조5155억원으로 전년(13조514억원) 대비 3.6% 증가했다. .

▲ 화장품 생산 실적.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약처는 최근 무역흑사 증가세는 한류 바람에 힘입어 중국 중심에서 벗어나 동남아, 유럽 등으로 수출 지역이 다변화되고 있는 동시에 원아시아 화장품·뷰티포럼 개최(베트남, 인도네시아), 중소화장품수출지원센터를 통한 정보 제공, 규제개선 등 정부의 수출 지원 정책이 결실을 맺은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화장품 생산실적의 주요 특징은 ‘무역흑자 고속 성장세 유지’, ‘동남아·유럽 등 수출시장 다변화’, ‘생산실적 증가세 지속’, ‘기능성화장품 꾸준한 성장’ 등이다.

무역흑자 고속 성장 유지

화장품 무역수지는 2012년 처음 흑자로 돌아선 후 6년 연속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 1조원, 2016년 3조원을 각각 돌파하고 올해는 4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49억4464만달러(5조5900억원)로 전년 41억7842만달러(4조8491억원) 대비 18.3$ 증가했다. 최근 5년간 평균성장률도 40.1%로 고속 증가하고 있다.

화장품 수입은 지난해 11억7623만달러(1조3297억원)으로 전년 10억8020만달러(1조2536억원) 대비 8.9% 증가했다. 사드(THADD·고고도방어미사일) 영향에도 중국 수출이 23.1% 증가하는 등 중화권으로 화장품 수출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동남아·유럽 등 수출시장 다변화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있었음에도 중국 수출은 19억3228만달러(2조1844억원)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홍콩 12억2245만달러(1조3820억원), 미국 4억4547만달러(5036억원), 일본 2억2539만달러(2548억원) 등의 순이다.

▲ 우리나라의 국가별 화장품 수출 실적. 출처= 식약처

식약처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전년 대비 각각 96.8%, 60.8%로 크게 증가했다"면서 "식약처가 국내 화장품 업체의 해외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2014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원아시아 화장품·뷰티포럼’이 상당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유럽 중 독일(1367만달러)과 폴란드(1311만달러)가 수출 상위 20위로 처음 집이했다. 최근 미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중동지역 중 아랍에미리트연합(1394만달러)도 새로 진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프랑스 등 선진국에 수출한 실적은 8억2077만달러로 2016년 6억4696만달러 대비 26.9% 증가한 것을 볼 때 우리나라 화장품이 해외에서 기술력과 품질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화장품을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프랑스(3670억원), 미국(3293억원), 일본(2061억원), 영국(548억원), 이탈리아(524억원) 등의 순이다. 상이 5개국 수입실적은 전체 75,9%로 전년 대비 영국과 이탈리아 순위가 바뀐 것 외에는 변동이 없다.

생산실적 증가세 지속

지난해 화장품 생산실적 규모는 13조5155억원으로 2016년(13조514억원) 대비 3.6% 증가했다.

화장품 유형별 생산실적은 기초화장용이 7조6178억원(56.3%)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색조 화장용(2조1417억원, 15.85%), 두발용(1조5298억원, 11.32%), 인체 세정용(1조2601억원, 9.32%) 등이다.

업체별 생산실적은 ‘아모레퍼시픽’이 4조898억원(30.26%)으로 1위를 차지했다. ‘엘지생활건강’이 3조9672억원(29.35%), ‘애경산업’ 3998억원(2.96%), ‘이니스프리’ 1905억원(1.41%), ‘코리아나’가 1724억원(1.28%) 순으로 국내 화장품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 상위 20개 제조판매업체 생산 실적. 출처= 식약처

색조 화장용 제품류의 해외시장 판매에 주력하는 ‘해브앤비’와 ‘씨티케이코스메틱스’의 생산실적이 전년 대비 각각 63.4%, 18.2% 증가하면서 상위 20위 내 업체로 새로 들어왔다.

기능성화장품의 꾸준한 성장

지난해 기능성화장품 생산 실적은 4조8588억원으로 2016년(4조4439억원) 대비 9.3% 증가했다. 기능성화장품은 최근 5년간 성장률도 17.9%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미백·주름·자외선차단 기능 가운데 2종류 이상 복합기능을 가진 제품의 생산실적은 2조3565억원으로 2016년(2조2326억원) 대비 5.5% 증가했다.

▲ 화장품 유형별 생산 실적. 출처= 식약처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한 개 제품으로 여러 기능을 기대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부터 기능성화장품 범위가 3종에서 10종으로 확대됐다. 의약외품에서 화장품으로 전환·관리되는 제품의 생산실적은 5499억원으로 전체 화장품 생산실적에서 약 4%를 차지한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우리나라 화장품의 우수한 기술력과 높은 품질이 무역흑자 성장이 지속되는 등 해외에서 사랑받는 요인”이라면서 “앞으로도 ‘국제화장품규제당국자협의체(ICCR)’ 정회원 가입 추진 등 국제 신인도 강화로 우리나라 화장품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 청년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