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대한민국의 치안수준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났지만, 최근 벌어지는 강력범죄를 보면 국민들이 100%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여성을 상대로 하는 강력범죄가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여성 20대 300만명 중 약 155만명이 강력범죄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특히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하절기에는 동절기에 비해 성범죄 발생 수치가 약 2배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호신용품 시장이 팽창하는 이유다.

▲ 열쇠고리에 장착하는 쿠보탄의 모습. 출처=갈무리

전통의 스프레이부터 전기충격기까지
여성용 호신용품의 대표주자는 호신용 스프레이다.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면 약 3만원대로 구입할 수 있다. 위급한 순간이 닥치면 가방에서 스프레이를 꺼내 상대의 눈을 노리면 된다.

열쇠고리에 작은 무기를 장착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쿠보탄이 눈길을 끈다. 범죄자를 만나면 열쇠고리에 장착된 날카로운 볼펜모양의 무기로 가격하는 방식이다. 항공기 소재로 사용되는 두랄루민으로 제작됐으며 한손에 잡히는 사이즈로 효율적인 공격을 가능하게 만든다. 비상시 유리창을 깨고 탈출해야할 때도 유용하다.

▲ 일반적인 전기 충격기 모습. 출처=갈무리

전기충격기도 인기가 많다. 가격은 약 15만원 수준이며 최근에는 손의 각도에 따라 기기를 유연하게 쓸 수 있는 제품도 나왔다. 주로 충전용 제품이 많다. 범죄자가 나타났을 때 경고음을 울리거나 호각을 부는 제품도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위치 추적기도 많은 여성들이 찾는 호신용 제품이다.

몽키피스트도 있다. 소위 '뚝배기 브레이커'라고 불린다. 여기서 말하는 뚝배기는 사람의 머리를 뜻하며 묵직한 쇠구슬이 줄에 매어져있는 형태다. 범죄자가 나타나면 힘껏 휘둘러 퇴치하는 개념이다.

다양한 여성용 호신용품이 있지만 명확한 한계도 있다. 무엇보다 공격용 무기는 여성이 긴급한 순간 선뜻 활용하기 어렵다. 공포에 질려있는데 주섬주섬 뚝배기 브레이커를 꺼내 삼국지의 장비처럼 휘두룰 수 있는 여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호신용 스프레이가 가장 일반적이지만 액상이 흘러내려 옷이나 가방이 훼손될 여지가 있고, 전기충격기는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무엇보다 많이 가벼워졌다고 하지만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휴대하기가 어렵다.

▲ 소위 뚝배기 브레이커로 불리는 몽키피스트. 출처=갈무리

ICT로 뚝배기 깨자
여성 호신용품 시장에 ICT 바람이 불고있다. 전기충격기와 전자호각도 ICT 전자제품에 속하지만 차원이 다른 기술력으로 여성의 안전을 지키는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작은 버튼을 누르면 바로 경찰에 112 신고가 들어가는 제품이 눈길을 끈다. 가디버튼이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동이 가능하며 사용이 간단해 인기가 높다. 에임스톤도 있다. 역시 작은 버튼형이며 제품을 부팅할 때 자동으로 위치를 추적한다. 호신용 브로치를 내세우기 때문에 컴팩트한 디자인도 자랑한다. 무게는 17그램에 불과하다.

SK텔레콤도 호신용품을 출시했다. SK텔레콤은 5일 ▲경보음 발생 ▲112 문자 신고 ▲지인 호출 등 통신 기능까지 탑재한 휴대용 여성 호신용품 '마이 히어로(My Hero)'를 출시했다. 가격은 2만5000원이다. 지름 0.8cm, 높이 8cm로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이며, 립스틱 모양의 심플한 디자인으로 평소 목걸이로 착용하거나 가방에 달 수 있게 제작됐다.

▲ SKT의 마이 히어로가 착용됐다. 출처=SKT

위험 상황에 노출 시 립스틱 뚜껑을 열듯 ‘마이 히어로’ 외부 케이스를 한 번만 뽑으면 된다. 외부 케이스를 뽑으면 약 90db 수준의 경보음이 울리고 112에 문자 신고가 접수된다. 또한 이용자가 사전에 지정한 지인에게 긴급 메시지와 위치 정보가 함께 전달된다. 추후 현장 상황에 대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자동 녹음(3분) 기능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