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연구에 따르면 외상성 뇌손상(뇌진탕)의 병력이 있는 사람이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이 높으며, 발병 시기도 2년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Meredith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외상성 뇌손상(外傷性 腦損傷, 뇌진탕, traumatic brain injury, TBI)의 병력이 있는 사람은, 경·중(中)·중(重)증 여부와 상관없이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이 높으며, 손상의 정도에 따라 위험도도 높아질 뿐 아니라 발병 시기도 2년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미국 신경과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의 의학 저널 신경학(Neurology)誌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경미한 뇌진탕의 경우 파킨슨병의 위험이 56% 높아지지만 中증이나 重증 뇌진탕의 경우 파킨슨병의 위험이 83%까지 높아졌다.

난치성 신경 질환인 파킨슨병은 떨림, 경직 현상과 함께 균형을 잡거나 걷거나 하는 신체 움직임 조절에 어려움을 초래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신경학 교수인 라쿠엘 가드너 박사는 “연구의 규모로 볼 때, 이번 연구 결과가 경미한 뇌손상이라도 파킨슨 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증거를 지금까지의 어떤 연구보다도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다”고 말하고 "성인의 40%가 경미한 외상성 뇌손상을 입은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매년 전세계에서 4200만 명이 뇌진탕 또는 가벼운 외상성 뇌손상은 겪는다. 최근 연구는 뇌진탕이 노인들에게 점점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원들은, 0분에서 30분간 의식을 상실하는 것을 뇌진탕, 24시간 동안 의식을 상실하는 것을 의식 변화(alteration of consciousness, 의식 장애의 특수한 형태. 의식의 양적인(명료도) 장애뿐만 아니라 의식의 질적인 변화를 볼 수 있고 착각, 환각이나 사고혼란, 불안, 흥분 등을 나타내는 상태) 또는 기억 상실(치매)로 정의했다.

연구원들은 미 퇴역군인건강관리국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31세에서 65세 사이의 퇴역군인 32만 5870명을 선정했다. 연구 시작 당시에는 아무도 파킨슨병이나 치매를 앓지 않았지만, 이들 중 절반은 경, 중(中), 중(重)증의 외상성 뇌손상 병력이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연구진은 이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파킨슨병을 앓는지 추적했다.

연구를 시작한 후 12년 이내에 1462명이 파킨슨병으로 진단받았는데, 이들 중 949명은 이전에 외상성 뇌손상 병력이 있었던 사람이었고, 513명은 뇌손상을 입지 않은 사람이었다.

연구진은 나이, 건강 상태 및 기타 요소를 고려한 결과 외상성 뇌손상을 겪었던 사람이 파킨슨 병으로 진단받을 위험이 평균 71% 높았는데, 경증 뇌손상을 입었던 사람이 56%, 中 및 重증 뇌손상을 입었던 사람은 83% 위험도가 높았다.

또 파킨슨 병이 나타나는 것도, 뇌손상 병력이 있는 사람들이 병력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평균 2년 일찍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 경미한 뇌손상이라 하더라도 시기 적절하게 발견하고 평가하고 치료하는 것이 파킨슨병의 예방에 좋다.     출처= Tech Times

피츠버그 메디컬 센터(Pittsburgh Medical Center)의 스포츠 의학 뇌진탕 프로그램(Sports Medicine Concussion Program) 연구 책임자 앤서니 콘토스는 많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새로운 연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참가자들 중 상당히 많은 수로 추정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는 의료 기록에 나타나 있지 않기 때문에 고려되지 않았으며, 또 파킨슨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음주의 영향도 고려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와 같은 연구는 외상성 뇌손상 병력이 있는 모든 퇴역 군인들이 파킨슨병이나 다른 장기적인 질병을 앓게 될 것이라고 오해될 소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외상성 뇌손상 병력이 있든 없든,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퇴역 군인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파킨슨병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연구 대상자의 1%의 4분의 3도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경증 뇌손상 병력이 있었던 7만 6297명 중 360명만이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고, 中重증 뇌손상 병력이 있었던 7만 2592명 중 543명 만이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모든 퇴역 군인들은 외상성 뇌손상 대해 적절한 치료를 받고 그 증상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거나 이 연구에서 보고 된 것처럼, 뇌손상 병력을 가진 모든 사람이 파킨슨병 진단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는 “이 연구 결과는 전반적으로, 경미한 뇌손상이라 하더라도 시기 적절하게 발견하고 평가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으며,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비 지원과 치료 방법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주도한 가드너 박사는 “건강한 식단을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건강 상태를 조절하는 것이 신경 퇴행성 질환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