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독일과의 축구 경기 여운이 오래 갑니다.

며칠이 지났어도 사람들 만나면 그 얘기를 합니다.

우리들만 그러는게 아닌듯 합니다.

주말에 국제 행사에 참석했었는데,

거기에 연사로 참여했던 외국인들도 그 얘기를 합니다.

네덜란드 분은 자기 나라는 이번에 아예 참가도 못했는데,

그 이유의 상당 부분이 독일였다며,우리에게 특별히 고맙다고 인사를 전합니다.

영국인도 우승을 향해 가야 하는 자기 나라 앞에

독일이라는 장애물을 치워주어 고맙다나요.

주말에 만난 친구들 역시 축구 얘기를 합니다.

한 친구는 미국을 대변하는 얘기를 합니다.

그들은 원래 손을 써서 점수가 많이 나는 야구,미식 축구,농구등이

자기네 스타일에 맞는 운동이라고 한다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손은 못쓰고, 점수는 적게 나오는 축구가 마음에 안 드는데,

더구나 우리가 독일과 경기에서 경기를 지배당하고도 결정적 한방으로

이긴 결과는 그들이 중시하는 공정함을 전제한

아메리칸 드림에 위배된다고 생각한다네요.동의가 되나요?

그러자 또 한 친구는 중국을 대변하는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들은 이번 예선 세 차례 경기에서 깜짝 스타로 떠오른

우리 골키퍼의 출현을 이해 못할 거라는 겁니다.

선수 선발에 문제가 있다는 중국 얘기를 합니다.

인구 13억명중에 축구 잘하는 선수를 제대로만 뽑아도

브라질 만큼의 월드 베스트 축구팀을 만들 수 있을 터인데,

이런 저런 연줄, 압력으로 선수 선발이 누더기가 된 그들로서는

깜짝 스타가 나올 수 없다는 얘기였습니다.

우리는 미국 쪽에 가까운가요?아님 중국쪽에 가까운가요?

 

이제 독일전 승리는 과거로 보내고,16강 진입 실패를 탓하는 목소리가 커질 듯 합니다.

분석과 대책은 전문가 몫이겠지요.

갑자기 우스개 소리가 하나 생각납니다.아내 생일 가장 잘 기억하는 방법은?

한 해를 잊어 먹어 보라고 하죠.그러면 다음에는 절대 잊지 않을거라고 말이죠.

기억하려는 간절함이 생겼을 테니까요.

우리 축구도 간절함 갖고,

4년 후에는 정말 다른 모습으로 짱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