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습기를 머금고 있는 구름을 향해 요오드화물 혼합물(silver iodide mixture)인 불활성 화학 물질을 분사시키면 구름 속의 습기가 새로운 입자 주위에 응축되며 무거워져서 땅에 떨어지며 비가 된다. 이를 구름 파종 기술이라고 부른다.      출처= Weather Modification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그들을 날씨를 주관하는 신이라고 부르지 마라. 그들은 대자연에 도움이 되는 실제 비를 내리도록 만들 뿐이다. 노스다코타에 있는 ‘웨더 모디피케이션 인터내셔널’(Weather Modification International)이라는 회사는 비행기를 타고 구름을 향해 화학물질을 뿌려 더 많은 비를 이끌어낸다.

‘구름 파종’(Cloud Seeding)이라고 부르는 이런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수십 년 전에 알려진 것이다. 그러나 기후 변화와 세계 인구의 급증으로 글로벌 물 공급이 지구촌의 중대한 문제로 부각되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세계야생동물기금(World Wildlife Fund)에 따르면 2025년까지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물 부족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웨더 모디피케이션은 구름 파종을 “자연적 강수 과정을 향상시킨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기술은 구름에서 더 많은 수분을 끄집어내 구름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한다.

웨더 모디피케이션에서 항공기 조종사로 일하고 있는 브라이언 킨드래트는 <CNN> 인터뷰에서 “하늘에 습기를 머금고 있는 구름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기에 있는 것(습기)을 활용해 대자연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일을 하기 위해 조종사는 많은 습기를 머금고 있는 구름을 향해 요오드화물 혼합물(Silver Iodide Mixture)인 불활성 화학 물질을 소량 분사한다. 그러면 구름 속의 습기가 새로운 입자 주위에 응축되며 무거워져서 땅에 떨어지며 비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구름 위로 올라가 이 물질을 분사하면, 구름이 이 물질을 통과하면서 결빙되었다가 구름 밖으로 떨어지지요.”

그러나 구름 파종은 2017년 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이 그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 연구비를 지원할 때까지만 해도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1961년에 설립된 웨더 모디피케이션도 이 연구를 위해 비행기를 지원했다.

이 회사는 구름 파종 기술로 가뭄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웨더 모디피케이션의 닐 브래킨 대표는 “우리가 큰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캘리포니아 기후 기록을 살펴보면 우리가 지난 10년 동안 스노우팩과 강수량을 10%, 15%, 20% 늘려 왔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엄청난 차이다”고 말했다.

스노우팩은 들판에 쌓인 눈덩이로 천천히 녹아 하천과 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 구름 파종으로 생긴 스노우팩은 천천히 녹아 여름이 되면 하천과 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출처= climatecentral.org

이들의 기술에 기업들도 관심이 높다. 17개의 수력발전소를 운영하며 5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아이다호 전력(Idaho Power)은 아이다호 산 정상에 스노우팩이 더 많이 생기게 하기 위해 구름 파종 프로그램에 300만달러(34억원)를 투자했다.

아이다호 전력의 수자원 책임자 숀 파킨슨은 “구름 파종 기술로 생긴 물이 우리의 하천과 강으로 흘러 들어와 여름과 가을철에 우리 수력 발전 시스템을 가동시켜 줄 것”이라며 “그때가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아이다호 전력은 구름 파종 프로그램을 사용해 스노우팩이 8~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정도면 평균적으로 6만가구에 추가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는 만일 구름 파종 프로그램을 도입하지 않았더라면 산 정상으로 떨어지지 않았을 비의 양을 900만달러어치로 보고 있다. 결국 300%의 투자 수익을 올린 셈이다.

웨더 모디피케이션은 구름 파종 프로그램의 혜택을 본 회사가 아이다호 전력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구름 파종 프로그램으로 아이다호 전력과 같은 회사가 큰 혜택을 본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도시 전체가 더 많은 물의 혜택을 봤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는 농사를 짓는 사람들도 있고 물을 소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요. 모든 사람들이 혜택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구름 파종의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구름 파종으로 어느 한 주(州)에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이 이웃 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또 구름이 어느 주에서 온 것이냐에 따라 물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것도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요오드화물의 장기적인 영향과 관련된 환경 문제도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이 회사가 “신의 역할을 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브래킨 대표는 단호하게 말한다. “우리는 신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는 일을 과장되게 하는 말입니다. 자연의 강수량을 늘리기 위해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구체적인 목표가 정해져 있으며 환경 친화적인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