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북한군 잠수함의 저승사자인 해상 초계기 후보기종으로 미국 보잉의 포세이돈, P-8A로 낙점됐다. 군 당국은 그동안 차기 해상초계기  도입 사업을 경쟁계약으로 추진했다가 포세이돈 수의계약을 선택했다. 기체 크기, 전자장비, 무장, 항속거리 등 모든 요소를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터보 프로펠러 엔진을 장착한 16대의 초계기가 힘겹게 지켜온 우리의 대잠, 대수상 전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에도 가야할 길은 멀다. 중국이 잠수함 전력을 강화하고 북한이 구형이지만 막강한 잠수함 전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섬나라 국가인 일본은 근 100대의 해상초계기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P-8A에 버금가는 초계기를 개발해 도입하고 있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육군보다는 해군과 공군력 강화를 위한 예산 배정이 더 이뤄지도록 군당국의 사고방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 보잉 P-8A.출처=보잉

바다의 신 포세이돈 한국 해상 초계기로

사업비 1조9000억원 규모의 차기 해상초계기 도입사업의 사업방식이 미국 기종을 수의계약으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방위사업청은 25일 오후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주재하는 제11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 회의를 열어 기 해상초계기 사업방식을 논의해 미국 보잉사의  포세이돈(P-8A)을 FMS 방식으로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잉은 우리군의 주력전투기 F-15K를 비롯, 737조기경보기,AH-64D아파치 헬기,CH-47D 치누크 헬기 등을 생산하는 미국의 방산업체다.

FMS는 공개 경쟁하는  상업구매와는 다른 수의계약 방식이다.

포세이돈은 미국 항공기 제작업체 보잉의 737 여개기 기제를 개조한 해상 초계기다. 길이 39.47m, 날개 너비 37.64m, 높이 12.83m다. 승무원은 9명이다.

최대 반경 800km 이내의 공중과 해상 표적물을 탐지할 수 있는 강력한 AN/APY-10 레이더를 탑재하고 하푼 대함미사일과 어뢰 등으로 무장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907km로 대단히 빠르다. 순항거리가 7500km, 작전 반경은 2200km에 이른다. 최대 이륙중량이 8만5820kg에 이른다. 연료,인력,무기를 많이 탑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번 뜨면 10시간을 비행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 보잉 P-8A의 무장 파일런의 모습. 출처=보잉

무엇보다 검증된 초계기라는 점이 특장점이다. 미 해군은 기존 P-3C 항공기를 대체할 현재까지 총 98대를 계약해 3월 14일 현재 68대를 인수했다.

또 8대의 획득계획과 4대 추가구매 옵션계약을 체결한 호주공군이  6대의 P-8A를 인수하고 인도해군도 8대를 인수하고 4대 추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군당국은  2022년부터 2023년 초반까지 수 대를 도입해 운용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군의 해상초계기는 P-3C 8대, P-3C를 개량한 P-3CK 8대 등 16대가 한반도 주변을 누비며 초계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고속의 첨단 해상초계기가 도입되면 해상 초계전력이 급신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8월부터 구매협상 진행...사업방식 논란일어도 부차 사안
방사청은 오는 8월부터 포세이돈을 미국 정부 보증 방식으로 구매하는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 사브 쏘드피시.출처=사브

해상초계기 사업에는 그동안 보잉의 포세이돈 외에 스웨덴 방산업체가 사브(SAAB)가  '소드피시(황새치)'를, 그리고 유럽계 다국적 기업인 에어버스 'C295MPA'를 각각 제시하며 참여 의사를 밝히고 경쟁을 펼쳐왔다.  툭하 사브는 우리군이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는 AESA레이더 기술이전을, 에어버스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경쟁을 벌였다.

소드피시는 최고속도와 순항거리가 각각 시속 945km와 9630km, 작전반경 4300km이며 공대지 유도탄, 청상어 어뢰 등을 무장할 것이로 선전했다. C295MPA는 최고속도 시속 480km, 순항거리 5370km, 작전반경 3500km이며 MK-46어뢰,공대함 유도탄 등으로 무장한다.

레이더 탐지거리에서는 포세이돈이 월등하다. 소드피시는 최대 592km, C295MPA는 360km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절충교역(판매국이 구매국에 제공하는 기술)의 비율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려면 공개경쟁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FMS 방식으로 구매하면 가격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무기구매에 따른 반대급부인 기술이전도 받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와 이번 결정을 놓고 논란도 예상된다.

방사청은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가격 자료(2200억원가량)는 소드피시와 포세이돈이 비슷하다"면서 "경쟁입찰로 가면 포세이돈의 대당가격이 10~28% 올라 총사업비 내에서 구매가 제한된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현 시점에서 구매 가능한 기종은 P-8A가 유일한 것으로 보인 만큼 수의계약 구매 방안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