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조봉현 위원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중소기업의 남북 경제협력사업 참여방식은 개별적인 북한진출 방식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한 경협참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소기업협동조합 3곳 중 2곳은 남북경협에 참여할 것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2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중소기업 리더스 포럼 정책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조봉현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은 “앞으로 전개될 남북경협은 중소기업에 새로운 성장력을 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위원은 “중소기업의 남북경협 참여방식은 개별적인 북한진출 방식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한 경협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이 경협모델로 적합한 이유로 “협동조합은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고 리스크 분산효과가 뛰어나 개별중소기업이 가진 유동성과 자원부족 등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 위원은 또 중소기업협동조합의 남북경협 모델로 생산모델, 시장모델, 인력모델, 개발모델, 공유모델, 창업모델 등 6가지를 제안했다.

생산모델은 중소기업협동조합이 북한 내에 경제특구를 개설하고 협동화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시장모델은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공동사업 제품이 북한의 내수시장부터 조달시장에도 진출하거나 북한을 거점으로 러시아 등 북방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방식이다. 인력모델은 북한 주민의 기술능력 향상과 자본주의 기업문화 습득을 위해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개발모델은 북한 내 인프라 개발사업에 중소기업협동조합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방식을 골자로 한다.

이밖에도 조 위원은 중소기업의 유휴설비를 북한에 지원하는 공유모델, 북한 내 자생형 중소기업협동조합을 설립, 지원하는 창업모델도 제시했다.

특히 이날 발표된 중소기업협동조합 남북경협 의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협동조합 3곳 중 2곳(66.4%)에서 ‘참여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진출 희망지역으로는 응답자의 절반(50%)이 개성을 지목했다. 30.6%는 평양을 꼽아 타 지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인프라 잘 갖춰진 지역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조 위원은 중소기업협동조합의 남북경협 추진방안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법상 남북경협사업 명시, 중소벤처기업부 내 남북경협 전담부서 설치, 중소기업중앙회와 북한 경제개발협회 간 민간차원의 협력 채널 구축, 남북경협 정책금융 지원 등을 제시했다.

패널로 나선 서울여대 이종욱 교수는 “남북경협은 대기업형 투자모델과 중소기업형 교류협력 모델로 나눠 추진해야 한다”면서 “중소기업형 교류협력 모델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전담해서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연구원 김상훈 연구위원은 “북한의 경제개발, 시장경제 수용 분야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이 기능을 대행할 수도 있다”며 “예컨대 북한의 생산 재건을 위해 공장, 기업소에 원자재와 설비, 기술, 기술교육 등을 중소기업협동조합 지원하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한다”면서 중소기업협동조합 경협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제사회와도 협력도 중요하다”면서 대외 협력 파트너를 추가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남북경협은 특정사업이나 대기업에 한정하기보다 중소기업협동조합 같은 새로운 경제주체의 참여와 다양한 경협모델의 북한진출이 필요하다”면서 “중기중앙회도 남북경협을 제2의 경영방침으로 삼고 차근차근 준비해 협동조합과 중소기업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책토론회엔 김병로 북한연구학회장(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한재권 한국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기업지원부장, 김상훈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