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순당이 부진한 실적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전통주 제조업체로 유명한 국순당이 미국 나파밸리산 ‘레이몬드 와인’의 수입 판매를 시작한다. 업계에서는 전통주가 주력인 국순당이 최근의 부진한 실적을 극복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순당은 미국산 레이몬드 와인 11종의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국순당은 레이몬드 와인 론칭을 기념, 레이몬드 와이너리의 치프 와인 메이커가 직접 참석한 제품설명회를 오는 21일에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중식당 ‘금룡’에서 연다. 

업계는 전통주를 전면에 내세우는 국순당이 와인 브랜드 론칭을 이처럼 대외에 알리는 것은 국순당의 부진한 실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2015년~2017년 국순당 실적.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실제로 국순당의 매출은 2015년 774억원, 2016년 697억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627억원으로 3년 연속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81억원에서 42억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손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업손실의 감소는 지난해 횡성공장과 옥천공장 2곳으로 운영된 을 횡성공장 하나로 통합해 현재 횡성공장만 운영한 것, 인력 구조조정으로 직원수를 309명에서 263명으로 줄인 것이 각각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국내 와인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12년 1억4726만달러였던 국내 와인 수입액은 2014년 1억8218만달러, 2016년 1억9145만달러까지 늘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와인의 수요가 늘고 있다. 캘리포니아와인협회가 공개한 2016년~2017년 미국산 와인 수출량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미국 와인 수입액은 2016년 2333만달러(약 251억원)에서 2017년 2545만달러(약 282억원)로 약 9.07% 늘어났다. 

▲ 국순당이 국내 판매를 시작하는 미국산 '레이몬드 와인' 출처= 국순당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주력 상품인 막걸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줄어들었고 이는 국순당의 부진한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주력 제품의 부진한 실적을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려다 보니 국내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미국산 와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순당 측은 “실적 부진과 새 와인 브랜드 론칭은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업계의 해석을 전면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