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에 크게 출렁였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1.15% 하락한 2만4700.21로 거래를 마쳤다. 6 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이는 지난해 3월 끝난 하락세 이후 가장 긴 기간 연속 하락이다. 다우는 이날 크게 떨어지면서 올해 들어 0.05% 하락으로 반전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 대비 0.40%(11.18포인트) 하락한 2762.5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28%(21.44포인트) 후퇴한 7725.58에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11개 업종 중 6개 업종이 올랐다. 통신(1.42%), 유틸리티(1.06%), 필수 소비재(0.52%), 헬스(0.24%), 부동산(0.09%) 등이 상승 마감했다. 산업(-2.14%), 광물(-1.81%), 기술(-0.72%), 금융(-0.33%), 에너지(0.27%), 재량 소비재(-0.15%) 등의 업종은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자동차 메이저와 애플 등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애플은 1.62% 떨어졌고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각각 3.85%, 0.83% 내렸다. 테슬라도 이날 4.93%나 하락하면서 지수를 압박했다.

보잉도 3.84% 밀렸고 캐터필러와 3M도 각각 3.62%와 2.34% 후퇴했다. IT 섹터 약세도 두드러졌다. 스냅은 무려 5.27%나 급락했고 트위터는 2.5%, 페이스북은 0.41% 떨어졌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의 내림세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 마찰에서 비롯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15일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방침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같은 규모의 보복관세를 예고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국이 보복에 나서면 추가로 2000억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중이 500억달러 규모의 상대방 제품에 대한 관세 발효 시점을 내달 6일부터 단계적으로 설정, 협상의 여지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실제 양측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자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밥 필립스 스트럼 매니지먼트 그룹 이사는 CNBC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최악의 상황으로 진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얼렸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금융시장 전문매체는 미중간 관세보복에 대해 금융시장이 마치 무역전쟁이 소규모 접전에서 전면전으로 비화된 것처럼 반응했다고 평가했다.

미 증시가 요동침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미 달러화와 일본 엔화는 강세를 보인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5.296까지 올라, 지난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엔화 가치는 미 달러화에 대해서는 0.5%, 유로화에 대해서는 1%의 상승세를 보인다.

미 국채 가격도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면서 올랐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3bp(1bp=0.01%포인트) 내린 2.893%에서 거래됐다. 장중 100일 이동평균선이 지나는 2.878%를 잠시 밑돌기도 했다. 이는 지난 9개월간 두 번만 발생했다.

시장 변동성은 크게 뛰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지수(VIX)는 9% 이상 뛰어오르며 13.47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