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를 탐하다> 이종호 지음, 북카라반 펴냄

 

[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막걸리는 한국의 전통주로 손꼽히는 술이다. 저자는 “막걸리야말로 장구한 역사를 통해 한민속의 술로 자리매김했다”며 막걸리의 역사와 막걸리에 대한 상식을 소개하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막걸리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이 있다면 막걸리를 알아보는 향취를 찾을 수 있다.

막걸리는 20세기 전까지 탁료·탁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막걸리에 대한 기록은 <삼국유사>에서부터 찾을 수 있으며, 고려 사람들은 막걸리를 즐겨 마셨다는 기록도 있다. 막걸리라는 이름은 ‘막(마구) 걸렀다’에서 유래한 것으로 ‘막되고 박한 술’이라는 뜻이다.

막걸리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원료는 바로 누룩이다. 누룩은 술 발효제로서, 술의 발효와 숙성 중에 주원료로 사용되는 곡물의 전분질을 포도당으로 만들어준다. 누룩을 만드는 방법은 각 지방마다 다른 기후의 영향으로, 모양과 제조법, 발효 기간이 차이가 있다. 서울·경기·영남 지방의 누룩은 원반형이고, 호남·충청 지방의 누룩은 원추형이다.

막걸리가 지닌 미덕은 5가지다. 허기를 다스려주고, 취기를 심하게 하지 않으며, 추위를 덜어주며, 일하기 좋게 기분을 북돋고,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준다. 선조들은 막걸리를 마신 경험을 통해 이런 미덕을 발견했는데, 과학적으로도 막걸리의 효능이 뛰어나다는 것이 밝혀졌다.

막걸리의 효능은 첫째 열량이 낮아 어느 정도 마셔도 크게 취하거나 지치지 않는다. 둘째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셋째 유산균이 풍부해 장내 유해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시켜 준다. 넷째 유기산이 풍부해 갈증을 멎게 하고 소화를 도우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다섯째 비타민 B가 많아 피로회복과 피부재생 등의 효과가 있다. 여섯째 허기를 달래주며 변비가 개선된다. 이외에도 막걸리에는 성인병 예방, 항혈전 효과, 항고혈압 효과, 항산화 효과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 막걸리를 생산하는 양조장은 850곳(약주·청수·과실주·증류식 소주 등 전통주 포함) 이상이며 생산되는 막걸리의 수는 1500여종이다. 저자는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막걸리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며 동시에 나름의 역사를 지닌” 24곳을 골라 소개하고 있다.

1993년부터 일본에 수출하며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던 이동막걸리, 양조장 건물이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594호로 지정된 지평주조, 동동주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부의주 등 다양한 전통막걸리가 소개돼 있다.

책에는 이외에도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는 이유, 술을 마시면 주사를 부리는 이유, 술을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이유, 숙취의 주범은 아세트알데히드, 술을 마시면 구토하는 이유, 폭탄주에 빨리 취하는 이유, 술을 빨리 깨는 법 등 술에 대한 재미있는 상식 이야기가 담겼다. 부제는 ‘한국 막걸리의 맛과 멋을 찾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