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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준금리 역전, 자본유출 걱정할 필요 없는 이유두둑한 외화 곳간…금리 역전에도 자금 유출 막는 ‘안전판’
허지은 기자  |  hur@econovill.com  |  승인 2018.06.06  11:30:30

[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지난 3월 역전된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금리 격차가 벌어져도 급격한 외국 자본 유출은 없을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리 경제 규모와 사상 최대에 이른 외환보유액 등 외환 건전성을 감안하면 그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차입투자와 채권투자 자금 등 부채성 자금을 중심으로 외국 자본을 유출시킬 가능성이 있으나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0.38% 정도로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유출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그 규모는 통상적인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째 동결 중이다. 반면 미국은 2015년 12월을 시작으로 6회 정책금리를 인상했다.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 상단은 1.75%로 우리 기준금리(1.50%)보다 높다. 출처=한국은행

KDI의 분석 결과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경우 미국 단기 국채금리가 37.5bp 상승하며 이 때문에 우리 자본시장으로부터 유출되는 외국자본의 규모는 GDP 대비 0.38%(전체 외국자본 대비 0.5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금리 정상화 기간 중 외국자본 유출 규모는 GDP 대비 0.79% 정도로, 이에 미치지 못하는 적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사상 최대에 이른 외환보유액도 격차 확대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KDI는 꼽았다.  5월 외환보유액 규모는 전월대비 5억6000만달러 증가한 3989억8000만달러를 기록, 4000억달러를 목전에 두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외환보유액은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4년 3635억9000만달러 수준이던 외환보유액은 2015년(3679억6000만달러), 2016년(3711억달러), 2017년(3892억달러)를 거쳐 지난달 3989억800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4월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이다.  

KDI에 따르면 외환보유액은 현재 우리나라 단기채무보다 3배 가량 많으며 전체 부채성 자금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다. 최우진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만약 연준 금리가 50bp 인상되는 등 급격한 자본 유출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는 외환보유액의 6% 수준”이라면서  “이는 우리 경제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KDI는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VIX)이 확대되거나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는 경우에도 외국자본의 유출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봤다.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차입투자의 유출이 발생할 수 있지만 5월 현재 VIX지수는 13.4로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남북 해빙무드로 정치∙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완충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남북 정상회담 등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다소 완화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채권투자의 유출을 일정 부분 완충시킬 가능성이 높다.

한국금융연구원도 금리역전을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이미 오래 전에 금리역전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2005년 8월과 9월 Fed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한·미간 정책금리가 역전되고 자본유출 가능성이 제기되자 한국금융연구원은 "자본유출은 금리차 역전보다는 환율 변동율을 감안한 종합수익률차 변동에 의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금융연구원은 "금리역전 현상은 과거에도 간간이 발생한 바 있으나 단기금리를 제외하고는 지속기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자본을 자본수지내 항목으로 정의할 경우 자본유출은 금리차와 연관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실증분석 결과에서도 금리차 그 자체보다는 환율변동을 감안한 종합수익률차(금리차+환율변동율)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본유출이 금리차 변동보다는 환율변동을 감안한 종합수익률차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급격한 자본유출입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금리차 조정보다는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초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금융연구원은 또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수지 흑자까지 계속된다면 환율하락 압력내지는 환율방어에 따른 외환보유액 증대로 이어져 외환당국에게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에도 최근 신흥국 전반에서 외국자본 유출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최 연구위원은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는 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 “아울러 단기 외채 비율을 점검하는 등 현재 양호한 외환건전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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