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판 깔아주면 못 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무언가를 하고 싶어도 막상 판이 깔리고 무대가 준비되면 머뭇거리는 사람의 심리를 풍자하는 말이다. 이는 사실상 모든 인간사에 통용되는 명언이다.

재미있는 유행어를 듣고 친구나 직장 동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입술을 씰룩이다가도, 막상 “한 번 해봐”라는 말을 들으면 민망하게 웃으며 몸을 꼬는 게 보통이다. 노는 것도 마찬가지다. 학업에 지치거나 인생이 피곤하고, 혹은 회사 일에 시달리다가 막상 “놀아야지”라고 마음을 먹는 순간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그렇다.

이 아이러니한 인간사의 단면이 모바일 기술의 확장과 1인 가구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와 만나 탄생한 것이 바로 ‘스낵컬처(Snack Culture)’다. 이는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낵처럼 짧은 시간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문화 트렌드를 말한다.

스낵컬처는 쉽게 말하면 짧은 시간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의 보급 확산으로 등장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찰나의 여흥이다. 2010년 전후 스마트폰 태동기에서 시작된 이 재미있는 트렌드는 남북관계, 미북관계 격변기, 경제혼란기인 2018년 현재, 어떻게 이어지고 발전했으며 ‘무거운’ 주제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문화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스낵컬처는 웹툰과 웹드라마, 웹소설 등 ‘스낵컬처 1.0’ 세대에서 주제와 객체가 함께 콘텐츠를 완성하는 모바일 퀴즈쇼 ‘스낵컬처 2.0’ 세대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붙여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보여주는 것도 2.0 버전에 포함된다. 기업들은 스낵컬처에 집중해 광고 마케팅을 시도한다. SK텔레콤에서부터 숙박 플랫폼 야놀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기업들이 시도한다. 기업들은 중독성과 호기심 유발 등 스낵컬처 스타일을 활용해 자사의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한다.

스낵컬처 2.0 시대의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고 그 행간에서 잡아낼 수 있는 색다른 통찰력을 찾아 떠나보자. 재미있게. 스낵컬처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