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중앙은행이 낮은 물가를 올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물가 수준이 큰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선제적 금리 인상이 낮은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마틴 유리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4일 서울조선호텔에서 한국은행이 주최한 BOK 국제콘퍼런스에서 첫 번째 연사로 나서 '신피셔효과(Neo-Fisher effect)'의 성립여부를 분석한 결과 명목금리를 1%포인트 인상하면 인플레이션이 1년 이내에 거의 1%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유리베 교수는 “분석 결과 명목금리를 장기적으로 1%포인트 인상시키는 항구적 금리인상 충격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1년 이내의 단기에도 거의 1%포인트 상승했다”면서 “금리 하한에서도 인플레이션율이 목표 수준을 장기간 하회하는 상황에서는 명목금리를 점진적으로 상승시키는 것이 실물 경기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목표 인플레이션을 달성할 수 있는 유효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율이 명목금리보다 장기균형수준으로 빠르게 수렴하면서 실질금리가 감소하고 국내총생산(GDP)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피셔효과란 미국 경제학자 어빙 피셔가 고안한 것으로 인플레이션이 명목금리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해 명목금리는 실질금리와 예상 인플레이션율의 총 합과 같다는 이론이다. 통상 통화 공급이 줄어들면 금리가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피셔효과에 따르면 중장적으로는 오히려 반대 현상이 생겨 명목금리의 하락을 기대할 수 있다. 신피셔효과는 여기서 나아가 보다 단기 관점에서도 이러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이론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등 일시적인 충격은 있을 수 있다고 유리베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일시적인 금리인상 충격은 실질금리 상승을 통해 GDP를 감소시키고 인플레이션율을 하락시키는 등 통상적인 예측과 일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