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필수품이지만, 스마트폰 브랜드명이 상징하는 것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의외로 별로 없다. 왜 갤럭시일까? 왜 G일까? 왜 아이폰일까? 당연해 보이지만 절대 당연하지 않은 브랜드명의 세계로 떠나보자.

먼저 삼성전자 갤럭시(Galaxy). 국내는 물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평정한 삼성전자의 갤럭시는 말 그대로 은하수(Galaxy)에서 모티브를 땄다. 우주에서 볼 수 있는 광활한 은하수처럼 갤럭시 스마트폰의 미래도 찬란하다는 오묘한 뜻을 담고 있다.

▲ 참관객이 갤럭시S9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12년 4월 갤럭시S3 티저영상을 발표하며 은하수의 이미지를 가장 극적으로 차용해 눈길을 끌었다. 한적한 호수도시에서 시작된 영상은 시점이 조금씩 하늘로 올라가며 지구의 일부를 유선형으로 비추며, 이후 우주로 날아가 은하수를 비추며 끝난다. 갤럭시S9 출시 후 열렸던 갤럭시 팬 파티에도 무대에는 은하수가 그려진 바 있다.

일부에서는 한 때 국내 스마트폰 3강(强) 중 하나였던 팬택이 끝내 무너진 것도 브랜드명 때문이라는 우스개소리도 나온다. 팬택의 주력 브랜드 '베가(Vega)'는 거문고자리 1등성의 이름이고 '시리우스(Sirius)'는 큰개자리 1등성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고작' 별자리가 은하수를 이길 수 없는 법이다.

갤럭시S의S는 일반적으로 삼성(Sansung)을 의미하지만 수퍼 스마트(Super Smart)와 슈프림(Supreme)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갤럭시노트의 노트(Note)는 스타일러스 패블릿 스마트폰의 정체성을 표현한다. 중저가 라인업의 갤럭시A의 A는 알파(Alpha)와 에이스(Ace), 갤럭시J의 J는 주니어(junior)다.

LG전자의 G 시리즈는 무엇을 의미할까? 그레이트(Great)다. 일부서는 좋은 디자인이라는 뜻으로 굿 디자인(Good Design)이라는 표현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LG의 뜻 풀이를 'Life is Good'으로 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Good'을 가져온 것으로 추정한다. 최근 출시된 LG G7 씽큐의 씽큐(ThinQ)는 인공지능 브랜드 씽큐가 연결됐다는 뜻이다. 씽큐는 당신을 생각한다는 의미의 씽크 유(Think You)와 행동한다의 큐(Q)가 결합된 말이다.

▲ LG G7 씽큐 부스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다른 프리미엄 라인업인 V는 모험을 의미하는 어드벤처(Adventurer)의 V에서 따왔다. 10개의 단어 중 왜 V만 가져왔을까. 어드벤처, 즉 모험이 펼쳐지는 정글의 협곡을 의미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LG전자 중저가 라인업을 책임지는 K 시리즈의 K는 카테고리 킬러(Kategorie Killer)다. 중저가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타깃층을 좁혀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X 시리즈의 X는 특출하다는 뜻의 익셉셔널(exceptional)에서 모티브를 땄다.

애플 아이폰(iPhone)은 무슨 뜻일까? 콩글리시를 사랑하며 유난히 토종 스마트폰 업체에 애정이 많은 사람들은 '아이(i)이나 쓰는 전화기(Phone)' 정도로 폄하하지만, 분명한 것은 스티브 잡스가 그럴리 없다는 것.

▲ 최근 문을 연 신사동 애플스토어에 아이폰 기기가 전시됐다. 사진=이코노믹리뷰DB

애플이 아이폰의 의미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아 아무도 모르지만, 아이폰이 등장하기 전 아이튠즈나(iTunes) 아이패드(iPad), 아이팟(iPod) 등 다양한 제품에 i라는 표현을 쓴 것은 사실이다. 왜 i일까? 1998년 아이맥이 출시될 당시 애플은 i가 인터넷(internet)의 약자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개인(individual)을 표현한 것이라는 말도 한다.

아이폰은 2세대부터 아이폰3G, 3세대는 아이폰3Gs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아이폰3G는 통신망 3G를 도입했다는 뜻이고 아이폰3Gs의 s는 스피드(Speed), 즉 빠르다는 뜻이다. 다만 아이폰의 s가 모두 같은 뜻은 아니다. 아이폰4s의 s는 인공지능 시리(Siri)를 뜻하며 아이폰5S의 S는 보안(Security)을 의미한다. 2016년 처음 등장한 보급형 아이폰SE는 스페셜 에디션(Special Edition)이다. 일부에서는 쉬프트 에디션(Shift Edition)이라는 말도 나왔으나 현재 통용되는 것은 스페셜 에디션이다.

아이폰X의 X는 로마자 10을 의미하는 X에서 땄다.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했기 때문이다. 읽을때는 텐(Ten)으로 읽는다.

▲ 샤오미 미8이 출시됐다. 출처=샤오미

중국 화웨이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MATE)는 친구라는 뜻 그대로다. 원래 화웨이는 모든 브랜드 앞에 오르다는 뜻의 어센드(Ascend)를 붙였으나 지금은 삭제했다. 최근 미8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샤오미의 미(Mi)는 인터넷(internet)과 모바일(Mobile)의 합성어다. 샤오미라는 사명도 재미있다. 샤오미(Xiaomi)는 중국어로 좁쌀(小米)이라는 단어와 비슷하다. 좁쌀이지만 세상을 흔들겠다는 야심이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