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0%를 달성했다. 속보치는 하회했지만 지난 4월 산업생산과 5월 수출이 반등했다는 점에서 경기 둔화를 속단하기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2분기 주요 경제지표가 기저효과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 하반기 보호무역 등에 따른 수출 둔화 가능성을 지목하고 있다. 경기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 한국경제가 3%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18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계절조정계열)은 전기대비 1.0% 성장했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속보치보다는 0.1%포인트 떨어졌지만 추세적으로는 비교적 높은 성장률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1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1.4% 깜짝 성장 이후 2분기만에 최고치다.

1.0% 성장을 두고 1분기 성적 치고는 양호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난해 연간 3.1% 성장률을 달성했을 때도 1분기 성장률은 올해와 동일한 1.0%를 달성했다. 이후 2분기(0.6%), 3분기(1.4%), 4분기(-0.2%) 성장하며 3년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전기대비 1.0% 성장은 비교적 높은 성장률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아직 연간 성장률을 바라보긴 이르지만 경기는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앞으로 분기당 평균 0.82~0.88% 성장률을 기록하면 올해도 3%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0%를 달성했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속보치보다는 0.1%포인트 떨어졌지만 추세적으로는 비교적 높은 성장률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지난해 3분기 1.4% 깜짝 성장 이후 2분기만에 최고치다. 출처=한국은행

1분기 성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출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과 설비투자가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4.4% 늘며 작년 3분기(5.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1분기 이후 흐름도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같은 날 발표한 5월 수출은 509억8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하며 역대 5위로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수출도 2464억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전날 발표된 4월 전체 산업생산 역시 전월대비 1.5% 늘며 2016년 11월(1.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1분기 스타트 ‘양호’ 경기 침체설 일부 해소…하방 리스크는 여전

올 1분기 순조로운 스타트에 최근 불거진 경기 침체 우려도 잦아들 가능성이 커졌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지난달 15일 낮은 소비와 생산∙투자∙수출 부진 등을 이유로 “경기는 오히려 침체국면의 초입 단계에 있다고 본다”며 한국경제 침체설을 제기했다.

김 부의장의 발언 당시 3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1.2% 감소하며 2916년 1월(-1.2%) 이후 가장 크게 감소했다. 4월 수출 역시 1년 전보다 1.5% 감소해 18개월만에 하락 전환하는 등 주요 지표들마저 경기 침체설에 힘을 실어줬다.

주요 기관들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3.0%가 중론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표한 반기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성장률을 3.8%, 3.9%로 각각 0.1%포인트씩 하향 조정하면서도 한국 경제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3.0%로 유지했다.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우리 경제가 3.0% 성장을 할 것으로 유지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4월 제조업 생산, 건설기성이 전월 대비 증가로 전환했고 4월 수출물량과 5월 수출도 크게 증가했다”면서 “사드(THAAD) 사태가 해소되며 중국인 입국자 수도 3월 이후로 확대되고 소비자심리지수, 기업경기실사지수도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 1분기 성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출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과 설비투자가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출처=한국은행

다만 경기 침체 우려가 ‘종식’되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 4월 생산지표가 반등하긴 했으나 이는 직전 달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고 하반기에는 수출둔화 등 경기 하방 리스크가 놓여있어 증가세가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지표와 투자지표 역시 하반기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1일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3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정책시차를 감안하면 하반기에 단기적으로 효과를 확인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추경 통과로 소비 개선을 낙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보호무역 등에 따른 수출 둔화, 금리 인상기 대출금리 상승 등의 리스크는 고개를 든 투자와 건설 부문의 회복세를 제한할 수 있다.

임혜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4월 생산은 반도체가 주도하는 가운데 기저효과가 더해지면서 증가했으나 소비와 투자가 부진하면서 한국경기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 재확인됐다”면서 “앞으로도 수출증가율 둔화, 글로벌 경기회복세 약화, 소득회복 부진에 따른 소비확대 제한 등 경기 하방 리스크가 우세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 대비 성장률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