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경기 시흥시 월곶포구는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포구로 이름을 날렸지만 난개발과 테마파크 조성 실패, 인근 소래포구에 밀리며 문이 닫힌 횟집과 라이브카페들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다. 그런데 최근 월곶포구 일대에 새로운 발걸음이 모여들고 있다. 시흥시 분위기 좋은 맛집으로 입소문 나기 시작한 ‘바오스앤밥스’와 인근에 위치한 ‘월곶동책한송이’ 북&플라워 카페 등을 보러 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바오스앤밥스’와 ‘월곶동책한송이’ 모두 로컬벤처인 빌드의 작품이다.

이곳을 알게 된 후 단순히 맛집으로만 소개하기에 아까운 이유 역시 아무도 찾지 않은 월곶포구가 월곶동은 물론 인천 등 인근지역 주민의 힐링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소 흐린 날인 5월 30일, 바오스앤밥스를 방문했다. 임효묵 빌드 공동창업자는 “이곳이 맛집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힐링을 하고 그를 통해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장소가 돼버린 월곶포구를 첫 대상지로 삼은 이유 역시 같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지역’의 생명을 살리는 맛집인 셈이다.

경기 시흥시 월곶포구 인근에 위치한 바오스앤밥스. 매장 뒤편으로 공사가 한창인 배곧신도시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1. 음식종류 : 이탈리아 음식

2. 위치

주소 : 경기 시흥시 월곶해안로 107 4층 (지번 : 월곶동 1013-4층)

영업시간 : 화~일 오전 11:00~22:00 (월 휴무) / 브레이크타임 15:00~17:00

메뉴 : (브런치) 아메리칸 브런치 12.0 연어 베이컨 에그베네딕트 12.0 (스테이크) 밥스 스테이크 18.0 한근 마늘 스테이크 39.0 (파스타) 구운 토마토 베이컨 링귀니 파스타 0.9 시금치 크림 링귀니 파스타 0.9 닭가슴살 크림 링귀니 파스타 12.0 (피자) 살몬 시저 피자 10.0 토마토 루꼴라 피자 0.9 고르곤졸라 피자 0.7 (라이스) 닭가슴살 나시고랭 0.9 트러플 버섯 보리 리조또 15.0 새우 나시고랭 0.9 (샐러드) 페타치즈 토마토 유자 샐러드 0.7 시저 샐러드 0.8 연어아보카도 샐러드 10.0

바오스앤밥스의 인기메뉴인 아메리칸 브런치.(사진=이코노믹 리뷰 박재성 기자)

3. 상호

경기 시흥시 월곶해안로 107에 있는 바오스앤밥스의 상호명은 해석 그대로 바오와 밥의 가게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바오와 밥은 누구일까? 바오스앤밥스의 주방을 책임지는 구성원의 영어 이름이다. 즉 대표의 이름이 아닌 주방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가게명으로 정한 것이다. 바오스앤밥스가 대표의 것이 아닌 함께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가게라는 점을 알리기 위한 취지로 오랜 고민 끝에 탄생한 상호이다.

4. 경영철학

바오스앤밥스는 로컬벤처인 ‘빌드’ 의 1호점이다. ‘빌드’의 공동창업자인 임효묵 부대표는 “우리가 살고 싶은 공간을 우리가 만들자”라는 취지에서 시작한 만큼, 지역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월곶동이라는 지역을 분석한 결과, 정주인구가 7000여가구로 많은 편인데도 기본 주거공간을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없음을 주목했다. 월곶동 상업공간은 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하기보다는 관광용으로 개발되면서 횟집이나 라이브카페 등이 주를 이뤘다. 이마저도 월곶포구가 포구 기능을 상실하면서 대다수가 빈 건물로 남았다. 빈 건물이 즐비한 월곶포구에 지역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콘텐츠가 무엇일지 고심한 결과, 엄마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맘스카페라는 콘셉트로 ‘바오스앤밥스’를 선보였다.

임 부대표는 “인생의 새로운 시작점은 바로 가정을 꾸리는 시점”이라면서 “한 가정이 행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우리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 가정의 엄마는 가족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는 삶을 살고 있으며, 엄마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여성의 삶을 되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은 이제 단순히 먹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음식과 음식을 즐기는 공간을 통해서 힐링이 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면서 “누구나 와서 편안히 쉬고 새 힘을 얻어갈 수 있는 공간, 특히 육아에 지친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경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같은 빌드의 진정성은 바오스앤밥스 내부에 엄마들을 위한 수유공간과 아이들 놀이터 등을 마련함으로써 예스키즈존으로 최근 더욱 각광받고 있다.

바오스앤밥스의 시그니처 메뉴인 시금치 크림 파스타. 시금치를 곱게 갈아 시금치 특유의 맛이 나지 않는 탓에 아이들에게도 인기도 좋다.(사진=이코노믹 리뷰 박재성 기자)

5. 주메뉴

주메뉴로로는 브런치와 스테이크, 그리고 파스타를 꼽을 수 있다.

대표적인 브런치 메뉴인 ‘아메리칸 브런치’와 ‘연어 베이컨 에그 베네딕트’는 동네 사람들도 여유롭게 오전 브런치를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마련했다. 그중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에그 베네딕트’는 호밀빵 위에 신선한 훈제 연어와 샐러드, 짭조름한 슬라이스 햄과 함께 부드러운 수란이 올라간 세트 메뉴다. 수란의 노른자를 터트려 호밀빵에 적셔 함께 먹었을 때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바오스앤밥스의 이름을 따서 지은 ‘밥스 스테이크’는 바오스앤밥스의 대표 메뉴다. 수비드(고기를 미지근한 물 속에서 오랫동안 데우는 조리법)로 조리한 소고기 윗 등심을 미디엄으로 굽고 홀스래디쉬, 홀그레인 머스타드 소스와 함께 즐기는 스테이크다. 고기 위에 있는 버터가 녹으며 스며들고 육즙과 함께 부드러운 질감을 내 인기가 많다. 함께 나오는 감자튀김은 일반 감자튀김과는 다른 짭짤한 맛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단품으로도 팔고 있다.

바오스앤밥스의 대표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 수 있는 또 다른 메뉴는 ‘시금치 크림 파스타’다. 색깔부터 영롱한 초록색을 띠고 있어서 건강해 보일 뿐만 아니라 시금치를 직접 갈아 소스를 만들었다. ‘시금치’라는 특수한 재료 때문에 건강한 맛, 혹은 맛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부드러운 크림 소스와 시금치의 고소한 맛만 남아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좋아한다.

바오스앤밥스 내부에 마련된 놀이방. 뒤편으로 수유실이 보인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박재성 기자

6. 특별한 서비스

바오스앤밥스를 찾는 사람들이 손꼽는 서비스는 바로 ‘친절함’이다. 식상한 친절함이 아닌 엄마들이 눈치 보지 않고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친절함이다. 앞서 경영철학에서 밝혔듯이 ‘바오스앤밥스’는 엄마와 아빠가 행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취지에서 시작한 만큼, 아이들로 인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엄마들이 언제든지 아이들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예컨대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으러 올 경우 아이들을 위해서 아이들 입맛에 맞는 수준으로 음식의 간을 조절할 수 있고, 이유식을 데워달라는 부탁 역시 눈치 보지 않고 할 수 있다. 수유실이나 놀이공간이 따로 마련된 점 역시 이곳의 특별한 서비스다.

이외에도 바오스앤밥스에서는 매일 한 번 특별한 시간을 준비한다. 월곶포구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을 가진 만큼 저녁 7~8시 사이 고객들이 야경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암전이벤트’를 3분가량 진행한다. 홀 안에 있는 고객들의 식사가 끝날 무렵쯤 식당과 홀 조명을 전부 끄고 3분여 잔잔한 분위기의 음악을 틀어놓는다.

이 같은 로맨틱한 분위기 때문일까. 최근에는 바오스앤밥스에서 소개팅을 한 커플이 결혼에까지 골인하면서 이곳에서 스몰웨딩을 할 수 있냐는 문의마저 있었다.

바오스앤밥스 테라스 모습. 월곶포구 건너편 인천 논현동 아파트가 즐비한 모습이 보인다. 저녁이 되면 아파트에 불이 들어오면서 아름다운 야경이 연출되는, 로맨틱한 장소로 변신한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박재성 기자)

7. 고객이 전하는 바오스앤밥스

바오스앤밥스의 주 고객층은 엄마와 아이들이다. 최근 노키즈존이 많아지면서 아이를 데리고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엄마들에게 바오스앤밥스는 그야말로 오아시스 같다는 것이 한결같은 대답이다. 월곶맘의 화려한 수요일(이하 월화수)모임 회원인 허진선(43) 씨는 “예스 키즈존이라서 아이들 데리고 편하게 올 수 있고, 경치 등 전망이 좋아서 힐링이 된다”면서 “일반적으로 이 정도 분위기의 레스토랑은 값이 비싸지만, 이곳은 음식도 맛있고 가격도 합리적인 만큼 타지역 사람들에게 동네 맛집으로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화수 모임의 또 다른 멤버인 박주현(36) 씨는 “시금치 파스타를 꼭 먹어봐야 한다”며 강력 추천했다. 박 씨는 “아이들이 보통 초록색 음식을 싫어하지만 시금치 파스타는 건강하면서도 시금치 맛이 나지 않아서 아이들과 즐겨먹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암전이벤트를 꼭 경험하고 가라는 추천도 이어졌다. 바오스앤밥스를 찾은 한 고객은 “아이들과만 오다가 남편과 둘이 온 적이 있었는데 그날 암전이벤트를 했다”며 “마치 신혼 때로 돌아간 기분이었다”며 당시 느낌을 생생하게 전했다.

바오스앤밥스 야외 테라스에 나가면 월곶포구의 바다향이 바람에 실려 다가온다. 바쁜 삶으로 인해 잠시 지친 자기를 돌아보며 특별한 해변 감성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