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6일 열린 중국 상하이 포럼에 참석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강조했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아시아의 책임’을 주제로 한 이번 상하이 포럼에는 쟈오양(焦揚) 푸단(復旦)대 당서기, 린이푸(林毅夫) 전 세계은행 부총재, 왕신퀘이(王新圭) 상하이WTO사무자문센터 총재, 도널드 카베루카 전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 그래헴 T. 앨리슨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 등을 주제로 하는 세션이 종일 열리는 등, 최 회장이 강조했던 핵심 아젠다가 포럼의 핵심 의제로 부상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 최태원 SK 회장이 상하이 포럼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SK

최 회장은 축사를 통해 “세계는 지금 과학기술에 힘입어 갈등과 배고픔이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의 직전으로 보이지만 소득 양극화가 격심해지고 기초교육과 건강 서비스, 음식조차 제공받지 못하는 세계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기업들이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한 SK의 전략도 소개됐다. 최 회장은 "SK는 올해를 딥 체인지(Deep Change)를 위한 ‘뉴SK’ 원년으로 선포, 경제적 가치는 물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혁신적 변화들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SK의 모든 계열사와 구성원들은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두 축으로 하는 더블바텀라인(Double Buttom Line) 시스템 속에서 더 많은 사회적가치를 창출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SK의 유무형 자산은 SK만의 것이 아니라는 신념에 따라, 그 자산이 우리의 협력사, 소비자, 사회공동체와 공유돼 사회에 더 폭넓은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도록 ‘공유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SK가 사회적 기업들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사회성 과인센티브’ 프로젝트를 실행함으로써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에 힘을 보태 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컴퍼니(Company)는 어원이 라틴어로 ‘cum(함께) panis(빵)을 나누어 먹는 사람’이라는 뜻”이라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보아오 포럼에서 강조했듯이, 인류의 더 나은 삶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대학과 정부, 기업이 부(富)와 자원, 경험들을 우리사회와 지속적으로 공유해 나가는 역할을 담당해 주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올해 상하이 포럼에서 사회적 가치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최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가치 창출 담론이 상하이포럼의 핵심 의제로 자리잡아 가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담론들이 학계와 산업계에서 힘을 얻어가고 있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상하이 포럼에서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같은 세션이 하루종일 열릴 만큼 사회적가치가 관심을 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