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서는 너도나도 살기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20대들은 취업이 되지 않는다고 불만이고 30대와 40대들은 결혼과 자녀를 갖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커서 아예 출산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하지 않는다.

50대와 60대의 가장 큰 고민은 가족에 대한 부양 부담과 함께 노후문제다. 노후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부모에 대한 부양은 그렇다 쳐도, 요즘은 성인이 된 자녀들까지 부양을 해야 해서 어깨가 무겁다는 것이다.

취업이 되지 않는 20대들이 늘어나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어엿한 성인이 된 자녀들이 여전히 부모에게 기대 용돈까지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도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지 막막한 상황에서 자녀들마저 미래가 불투명하다 보니 막막함과 함께 현실적인 부담이 크다.

이런 ‘낀 세대’의 문제는 비단 한국의 문제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취업을 하지 못한 성인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면서 부모들이 고민을 호소하곤 한다.

특히나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한 자녀가 결혼 전이라고 해도 독립하는 것을 당연히 여겼던 터라 더욱 스트레스인 듯싶다.

최근 미국에서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소송이 있었다. 뉴욕에 사는 부부가 집에서 독립해 나가기를 거부하는 서른한 살의 아들을 상대로 강제퇴거 소송을 내서 승소했다. 이 부부는 지난 8년간 이 아들과 함께 살았는데, 정확히 무슨 이유로 같이 살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올해 31살이 된 아들은 자기가 사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무직 상태이며 이 때문에 어린 아들의 양육권도 빼앗긴 상태다.

8년간이나 아들과 살면서 모든 생활비를 대야 했던 부모는 마침내 아들에게 집에서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아들은 요지부동이었고 부모는 그에게 1100달러의 이사비용과 새 집을 찾는 데 필요한 비용을 제공했지만, 그는 이 돈으로 이사를 나가는 대신 자신의 생활비로 모두 써버렸다.

부모는 아들에게 직장을 구하라고 다시 독촉했으나 아들이 여전히 나갈 의지를 보이지 않자 결국 법에 호소하게 됐다.

부모가 자신을 상대로 강제퇴거 소송을 제기하자 아들은 이에 분노해서 부모가 이미 밥을 주지도 않고 휴대폰 가족 플랜에서도 빼버렸다고 주장했다. 아들은 스스로 변호에 나서서 자신도 부모의 집에서 살고 싶지 않다며, 이사를 나갈 여유와 준비를 위해 6개월간의 시간을 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판사는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하면서 공식적인 퇴거일이 결정될 때까지는 부모 집에 머물러도 된다고 판결했다.

퓨리서치(Pew Research) 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25에서 35세까지 밀레니얼 세대의 15%가 부모와 함께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70년대 중반 같은 나이 또래의 세대의 겨우 6%가량만이 부모와 함께 살았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대학을 가도 집에서 통학하는 경우가 많은 한국과 달리, 대부분 독립해서 생활을 하는 미국 대학 졸업반 학생 중 36%가 졸업 후에는 다시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서 살겠다고 답한 것도 변한 트렌드를 보여준다.

부메랑 세대, 부메랑 자녀들로도 불리는 이들은 잠시 부모에게서 독립했다가도 상황이 어려워지면 다시 부모님 집으로 돌아온다고 해서 부메랑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취업과 독립이 어려워지면서 결혼에도 영향을 미쳐서 밀레니얼 세대의 평균 결혼 연령은 1960년대 여성은 20살, 남성은 23살이던 초혼 연령이 2016년에는 여성은 27살, 남성은 29살로 증가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학자금 대출 금액도 함께 증가해서 2016년 기준으로 밀레니얼 세대가 갚아야 할 학자금 대출금은 3만4144달러로 지난 10년간 무려 62%나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