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불법복제 사이트 '밤토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레진코믹스가 밤토끼 운영자 구속에 대해 "고사 직전인 웹툰업계에 단비같은 소식"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사진은 레진코믹스 로고 출처= 레진코믹스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밤토끼 운영자 검거는 위기에 처한 웹툰업계에 단비같은 소식이다. 정부 합동단속반과 지난 몇 년동안 웹툰 불법복제 폐해를 세상에 알려 준 언론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유료 온라인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가 23일 정부가 웹툰 불법복제 사이트 밤토끼 운영자를 검거했다는 소식에 대해 이 같은 소감을 밝히며, 지난 4년의 웹툰 불법복제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들을 회고했다. 

레진코믹스는 2013년 ‘기다리면 무료, 미리 보려면 유료’라는 웹툰 수익모델을 업계최초로 선보이며 무료 웹툰 중심인 시장에 유료 웹툰시장을 개척했다. 그러나 그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수많은 웹툰 불법복제 사이트들로 누구보다 큰 피해를 입었다. 

웹툰통계분석기관 웹툰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웹툰 플랫폼은 네이버·레진코믹스·다음을 포함 58개 업체가 있다. 이들 플랫폼들의 불법복제 피해규모는 지난 4월 한 달만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58개 플랫폼에서 불법복제된 웹툰은 4월 기준 3133개, 최고 피해작품은 레진코믹스에 연재되고 있는 <퍼펙트 하프>, 최고 피해 플랫폼은 레진코믹스였다.

레진코믹스는 지난 4년 간 불법복제 유포자를 적발해 사법 대응하는 한편,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는 해적사이트를 잡기 위해 해외 온라인 수사기관과 직접 접촉하고, 불법복제 자체 모니터링에서 한 걸음 나아가 글로벌 대행사들을 활용해 해외 온라인 사이트도 유심히 관찰했다.

이 같은 대응으로 레진코믹스는 그간 해외 해적 웹툰 사이트 33개와 구글 검색어 418만건을 삭제했다. 또 저작권법 개정안의 국회통과 필요성, 'https' 와 같은 보안기술로 단속을 비하는 불법 해적사이트의 심각성, 약식 처벌에 그치는 저작권법 위반자에 대한 사법적 처벌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는 한편, 일본정부의 해적사이트 대응책을 전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실시간으로 웹툰을 불법 복제하는 ‘밤토끼’로 인해 레진코믹스를 비롯한 웹툰 플랫폼 업체들은 많은 피해를 입었다. 레진코믹스는 밤토끼의 근거가 있는 중앙아메리카 소국 밸리즈와 불가리아에 위치한 업체와 데이터센터가 있는 우크라이나 업체에 밤토끼 사이트 차단을 요청했으나 그 어떤 답도 받지 못했다.

▲ 유료 웹툰 플랫폼의 시초인 레진코믹스 홈페이지. 출처= 레진코믹스

이처럼 업계의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정부의 밤토끼 운영자 검거 발표는 웹툰 업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었다. 

웹툰가이드 강태진 대표는 “규모가 있는 플랫폼들도 불법복제로 타격이 심한데 규모가 작은 업체들 경우는 그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심각한 수익악화로 사업정리 수순을 밟고있는 플랫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레진엔터테인먼트 법무팀 관계자는 “가장 큰 웹툰 도둑인 밤토끼 운영자가 잡힌 만큼 웹툰 불법복제의 내성을 키우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법당국의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면서 “밤토끼 운영자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면 수많은 해적사이트는 앞으로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말했다.

▲ 웹툰 불법복제 근절을 위해 국내 웹툰작가들이 직접 참여한 캠페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웹툰

레진코믹스를 운영하는 레진엔터테인먼트 한희성 대표는 “창작자가 공들여 만든 작품을 훔쳐가는 이들이 다시는 활보하기 않길 바란다”면서 “불법복제 근절을 위해 레진은 지난 4년간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저작권보호에 적극 앞장서는 한편 불법복제로 흔들린 성장동력을 회복해 국가간 경쟁이 치열한 세계무대에서 한국 웹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