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국제유가는 22일(현지시각) 혼조세를 보였다.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와 미국과 이란 핵협정 탈퇴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온 유가는 이날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0.2%(0.11달러)떨어진 배럴당 72.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브렌트유는 전날보다 0.4%(0.35달러) 상승한 배럴당 79.57달러로 장을 끝냈다. 장중에는 8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2014년 11월말 이후 최고가다. 브렌트유는 올들어 약 18%나 상승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상승하고 있다. 미국 외교 수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은 전날 이란에 12가지 요구사항을 담은 새로운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최대 압박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도 감산합의 이행으로 시장에 나오는 공급물량이 줄고 있는 가운데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나오지 않으면 유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원유재고량도 변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23일 주간 원유재고량을 발표할 예정인데 전문가들은 170만배럴 감소를 전망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주요 기관의 예측치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3대 원유의 평균 가격을 배럴당 50.17달러로 예측했다가 지난달에 62.31달러로 올려 잡았다. 세계은행(World Bank)도 65달러로 평균치를 높였는데, 최근 유가는 이보다 10달러 이상 더 높은 수준이다.

유가가 급등하면 산유국의 경제가 살아나는 만큼 신흥국엔 호재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신흥국 가운데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자원수출국이 많기 때문에 유가 상승은 이들 국가의 경상수지 개선 효과로 이어진다. 산유국 경제가 살아나면 산유국에 대한 다른 신흥국의 수출도 개선된다. 반면 고유가는 원유수입국의 물가상승, 성장률 둔화 등의 부작용을 가져온다.

국제금융센터는 유가상승 전망 자료를 통해 “통화정책 정상화와 성장 모멘텀 둔화 우려 속에 국제유가 상승이 가세할 경우 대규모 신흥국 자금유출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 “한국도 글로벌 차원의 달러 유동성 경색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