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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배송경쟁 2라운드 ’얼리버드 라스트 마일’‘당신이 잠든 사이’ 벌어지는 그들의 치열한 경쟁
박정훈 기자  |  pjh5701@econovill.com  |  승인 2018.05.18  10:00:00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소비자가 잠들면, 그들의 배송이 시작된다. 최근 유통업계에 배송 서비스 경쟁이 다시 불붙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가 주문한 지 몇 시간 만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빠른 배송이나 택배 기사의 정성어린 친절 배송은 이제 기본이다. 여기에 유통업체들은 고객이 잠들어 있는 새벽 시간을 활용한 배송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른바 ‘얼리버드(Early Bird) 라스트 마일’ 경쟁이다.  

2016년, 라스트 마일 열풍  

지난 2016년 우리나라 유통업계를 휩쓴 최고 화두는 바로 ‘배송’이었다. 이 트렌드의 시작은 (당시) 소셜커머스 쿠팡의 자체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이었다. 쿠팡은 주문 후 24시간 내 배송 그리고 배송 기사들의 친절 안내 서비스를 내세운 로켓배송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며 일순간에 이커머스 업계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 2015~2016년 라스트 마일 열풍을 불러일으킨 쿠팡의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 출처= 쿠팡

이 시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온-오프라인 유통업계 경쟁이 일정 수준에서 평준화를 이루자 각 업체들은 고객 접점의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눈을 돌렸고 배송이라는 영역에서 교집합이 만들어졌다. 쿠팡에 자극을 받은 것은 경쟁 이커머스 업체들뿐만이 아니었다. 물류업계도 한동안 잊혀진 ‘친절배송’을 다시 강조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직매입 방식으로 신선식품을 배송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다. 업계에서 일어난 일련의 변화들은 ‘라스트 마일(Last-Mile·상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최종 단계 서비스)’라는 키워드로 정리됐다.

사회 구조 변화가 이끈 ‘얼리버드 라스트 마일’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10년 414만2000가구였던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2016년 539만8000가구 까지 증가하면서 전체 가구의 약 27.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증가는 특히 소비영역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효율성을 강조한 소용량 상품들이 인기를 끄는가 하면 이러한 제품들을 판매하는 데 최적화된 편의점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른 시간 배송 서비스가 주목을 받은 원인도 이와 같다. 

새벽배송의 원조는 유업체와 신문사다. 우유나 발효유를 아침에 집집마다 배달하는 유업체 혹은 새벽에 조간신문을 배달하는 신문사들은 수십 년 전부터 나름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러한 배송 방법은 식품 스타트업 비즈니스에 접목됐다.

   
▲ 식품, 식자재 배송 스타트업 매켓컬리의 새벽배송 '셋별배송' 차량. 출처= 마켓컬리

마켓컬리, 배민프레시, 더반찬 등 식품 배송 업체들은 1인 가구 소비자들이 받는 즉시 먹을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영양이 고루 갖춰진 아침식사를 새벽시간에 배송했고, 소비자들의 '열화'와 같은 호응에 힘입어 이 업체들은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500억원대에 머문 식품 배송 스타트업 마켓컬리의 연간 매출은 올해 1600억원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반응에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기존 라스트 마일에 ‘얼리버드(Early Bird·일찍 일어나는 이들을 위한)’를 더한 경쟁이 시작됐다.     

GS vs 롯데 vs 이마트 

대형 유통채널 중 가장 먼저 새벽배송을 시작한 곳은 GS리테일이다. GS리테일의 온라인몰 GS Fresh는 지난해 6월부터 전날 밤 11시 이전, 3만원 이상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무료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송은 새벽 1시에서 7시 사이에 이뤄진다. 배송이 완료되면 배송 직원은 고객의 집 문 앞에 상품을 두고 인증샷을 찍어 고객에게 전송한다. 고객이 자고 있는 시간대에 배송완료 메시지 수신을 원하지 않으면 메시지 전송 시간을 미루거나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다. 현재 GS Fresh 새벽배송은 서울 전 지역과 성남, 분당, 고양, 부천, 시흥 등 수도권 지역에서 제공되고 있으며 검차 서비스 범위가 확장될 예정이다.    

   
▲ GS프레쉬의 새벽배송 서비스. 출처= GS리테일

롯데의 슈퍼마켓 롯데슈퍼는 올해 2월부터 아침(새벽)배송을 시작했다. 롯데슈퍼는 전날 밤 10시 이전, 주문 상품 2만5000원 이상 구매 시에 무료로 배송한다. 2만5000원 이하는 배송비 2000원을 받고 배송한다.  

롯데슈퍼는 서울을 3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별 배송을 담당하는 센터를 운영한다. 배송 지역은 서초센터(강남구, 용산구, 동작구, 관악구), 상계센터(강북구, 도봉구, 노원구, 경기 의정부시, 경기 남양주시), 송파센터(강동구, 송파구, 강남구, 경기 하남시, 성남시 수정구, 중원구, 분당구)로 나뉘어 있다. 

   
▲ 롯데슈퍼 아침배송 서비스 주문 앱 화면. 출처= 롯데쇼핑

이마트 온라인몰 ‘아마트몰’은 16일부터 기존 예약배송의 시간을 확대해 정해진 지역을 대상으로 오전 6시부터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는 ‘쓱배송 굿모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마트몰의 예약 배송 시간대 중 가장 이른 시간대는 ‘오전 10시~13시’다. 여기에 이마트몰은 쓱배송 굿모닝으로 ‘오전 6시~9시’와 ‘오전 7~10시’등 2가지 배송 시간대를 추가했다. 전날 밤 6시 이전 주문 상품에 대해 주문 금액 4만원 이상은 2000원, 미만은 5000원의 배송비를 받는다. 

   
▲ 이마트몰이 선보인 새벽배송 서비스 쓱배송 굿모닝. 출처= 이마트

이마트몰은 영등포와 용산 지역에 하루 약 500건의 오전 배송을 하는 것으로 쓱배송 굿모닝을 테스트한다.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서비스를 개선한 후 오는 7월에는 강남 지역까지 배송 지역을 확대될 예정이다. 

일련의 ‘얼리버드 라스트 마일’ 경쟁은 주요 업체들의 서비스 범위가 지금보다 넓어지는 것에 따라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슈퍼 조수경 온라인 사업부문장은 “건강과 간편함을 중요하게 여기는 1인 가구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이른 시간 배송의 품목과 지역은 점점 넓어지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아닌 배송을 담당하는 물류업계도 새벽배송의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관계자는 “새벽 시간대에는 차가 막히지 않아 배송차량 운행의 제약이 적기 때문에   고객들이 원하는 배송 시간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지금은 서울이나 경기 일부 지역 등 새벽배송 가능 구역이 한정돼있지만 신규 업체들의 경쟁 참여와 추가 기존 업체들의 개선으로 새벽배송 시장은 점점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송상화 교수는 “다른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새벽배송 서비스 성장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바로 가정간편식의 일반화 등 1인 가구 소비자들의 식생활 변화”라면서 “이러한 추세가 지난 몇 년동안 계속된 것으로 볼 때 새벽배송은 앞으로 유통업계, 물류업계의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찍 일어나는 새(업체)가 배송의 주도권을 잡는 경쟁의 새로운 국면, ‘얼리버드 라스트 마일’이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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