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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죽음,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신해철 집도의, 의사면허 취소된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5.15  07:00:13
   
 

[이코노믹리뷰=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지난 11일 대법원은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던 서울 S병원 전 원장 강모씨에게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였다.

강씨는 2014년 10월 17일 가수 신해철씨에게 복강경을 이용한 위장관 유착박리술과 위 축소수술을 집도했다가 심낭 천공을 유발해 같은 달 27일 신씨를 사망하게 한 혐의로 2015년 8월 기소됐다. 문제가 되었던 강씨의 혐의에는 업무상 과실치사(형법 제268조)이외 신씨의 의료 기록을 의사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의료법 제19조에 따르면 ‘의료인은 의료법이나 다른 법령에 특별히 규정된 경우 외에는 의료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정보를 누설하거나 발표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강씨는 신씨 사망 후 자신의 진료행위가 정당했음을 주장하고자 이 같은 규정을 위배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심은 사망한 환자의 의료 기록은 개인정보로서 보호할 가치가 없다며 의료법 위반을 무죄로 판단해 강씨에게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강씨와 검찰이 쌍방 항소한 2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법원은 사망한 환자의 의료 기록도 누설하면 안 된다며 의료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강씨를 법정구속 시켰고, 대법원 역시 의료인에게 부과된 비밀누설금지 의무는 의료인과 환자 사이의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국민의 의료인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공공의 이익이 있다는 점, 의료정보와 같은 비밀스러운 생활영역은 환자가 사망한 경우라도 비밀로 보호되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원심 판단을 재확인한 것이다.

   
▲ 고 신해철 출처 뉴시스

강씨가 집행유예 대신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점은 강씨의 의사면허 유지와 관련하여 큰 차이를 가져온다. 의료법 제65조 제1항 제1호는 의료인이 의료법 제8조 각 호의 사유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보건복지부장관이 그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업무상 과실치사죄의 적용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것만으로는 면허가 취소되지 않고, 의료법 위반으로 ‘금고’이상의 실형을 선고받는 경우에만 의사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물론 이조차도 보건복지부장관은 자신의 재량으로 의사면허를 취소‘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고, 실형을 선고받아 의사면허가 취소된 경우라도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는 경우에는 재발급이 가능하지만(의료법 제65조 제2항), 어쨌든 그 동안 이번 재판을 받으면서도 진료행위를 계속해 온 강씨로서는 마침내 의사면허가 박탈될 위기를 맞이한 셈이다.

보건복지부장관은 과연 강씨의 의사면허를 취소할지, 만약 면허를 취소한다면 이후 면허를 재발급해줄지 등은 여전히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적어도 강씨의 ‘위험한’ 집도는 당분간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한편 신씨의 유족들은 2015년 5월 신씨의 사망을 이유로 민사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강씨를 상대로 제기하였고, 지난해 4월 25일 ‘강씨 등은 신씨의 아내에게 6억 8,600여만원, 두 자녀에게는 각 4억 5,300여만원 등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이끌어냈다. 대한민국 의료소송 사상 최대 손해배상금이 선고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이 사건 판결은 원·피고 쌍방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여 현재 한창 재판 진행 중인데, 대법원이 강씨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의 형사판결을 확정시킨 만큼 강씨에게 의료과실이 있는가의 문제는 더 이상 중요한 쟁점으로 다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세간의 관심은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자력이 부족한 강씨로부터 신씨의 유족들이 과연 얼마만큼의 배상금을 받아낼 수 있는 있을지’로 쏠리고 있다. 특히 강씨가 개인회생 및 파산 절차를 개시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신씨 유가족들이 소송에서 이기고도 집행을 하지 못해 결국 손해배상금을 받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예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경우 신씨 유가족들은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 상의 대불제도를 활용해 봄직하다(제47조 제1항 참조). 이에 따르면, 신씨 유가족들은 앞으로 남은 민사절차를 모두 마무리 지어 강씨 명의의 재산에 대한 집행을 먼저 시도해 볼 수 있고,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행이 여의치 않다면 의료분쟁조정원에 미지급된 손해배상금에 대한 대불을 청구해 볼 수 있다. 의료소송에서 승소를 하고도 제대로 손해배상금을 받지 못하는 위험부담을 신씨 유기족이 아닌 의료분쟁조정원이 대신 부담하는 것이다.

비록 ‘마왕’은 떠났지만, 강씨의 의사 면허 취소와 민사소송 절차가 여전히 남아있는 지금. 그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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