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북한이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발로 폐쇄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풍계리 핵실험장이 다시 한 번 관심을 받고 있다. 풍계리는 북한이 여섯 차례 핵실험을 한 시험장이다. 

▲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지도.출처=38노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23~25일 폭발 폐쇄

북한 당국이 오는 23일부터 25일 사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방식으로 폐쇄하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2일 핵실험장의 모든 갱도들을 폭파시킨 뒤 입구를 완전히 폐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갱도 폭파 이후에는 핵실험장 지상에 있는 모든 관측 설비들과 연구소, 경비대의 구조물을 순차로 철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북한 외무성은 “북부핵시험장 폐기를 투명성 있게 보여주기 위해 국제기자단의 현지 취재활동을 허용할 용의가 있다”면서  “취재 현장이 협소한 점을 고려해 취재진은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한국에서 오는 기자들로 한정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부 핵실험장을 폐쇄하는 과정을 공개하겠다고 공언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로 풀이됐다. 

청와대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발표는 남북정상회담의 약속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로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두 나라 지도자들 사이의 믿음이 두터워지리라 기대한다며 핵실험장 갱도를 폭파하는 다이너마이트 소리가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한 여정의 첫 축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한 외무성은 국제기자단의 편의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중국 베이징에서 원산까지의 영공개방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또 원산에 국제기자단을 위한 숙소와 기자센터를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기자단의 취재 지원 차원에서 원산과 풍계리 핵실험장을 오가는 특별열차도 운영될 예정이다.

풍계리는 어떤 곳

북한이 폭발로 폐쇄하겠다는 풍계리 핵실험장은 6차례 핵실험을 한 곳이다. 일각에서는 여섯 차례의 핵실험으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비정부기구 NTI에 따르면,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구모 4.3)을 시작으로 2009년(규모 4.7),2013년(규모 5.1), 2016년 3월과 9월(규모 각 5.1), 2017년  9월(규모 6.3) 등 6차례 핵실험하면서 폭발력을 늘려왔다.  

▲ 북한 핵실험 일지.출처=BBC

마지막 핵실험의 폭발력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폭발력의 약 17배인 250킬로톤(Kt)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처럼 강력한 폭발력이 나왔으니 아무리 튼튼한 산인들 배겨낼 리가 없다. 여섯 차례 핵실험으로 수십 센티미터가 꺼졌다는 말이 나왔다.

이 실험장은 함경북도 풍계리 만탑산에 있다. 만탑산은 대부분 화강암으로 구성된 높이 2200m의 험준한 산이다. 미국의소리방송(VOA) 등에 따르면, 만탑산 동쪽과 남쪽, 북쪽에 3개의 지하갱도가 있다. 동쪽 갱도에서 이뤄진 1차 핵실험을 제외한 나머지 5차례 핵실험은 모두 북쪽 갱도에서 실시됐다. 여섯 차례 핵실험은 모두 규모 4.3이 넘는 인공지진을 유발했고, 특히 수소탄 실험인 지난해 9월의 6차 핵실험 이후 길주군 일대에서는 최근까지 10차례 `유발지진’이 발생했다.

만탑산의 암석이 깨지고, 산 사태가 발생한 것이 위성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만탑산 지하에 60~100미터의 공동이 생겼을 것이라는 한국 기상청의 관측도 있었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만탑산 피로증후군’이라고 평가했다. 추가 핵실험을 하면 핵실험장이 붕괴하고, 방사능 물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