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정부가 세계 최대 비닐·플라스틱 소비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1회용품의 제조·생산·배출·수거·재활용단계는 물론 유통·소비 단계에서의 1회용품 사용을 줄이기를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컵부담금제를 부활하고 자발적 협약에 참여하는 업체는 소비자가 다회용컵을 사용하면 10% 수준의 가격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매장 내 머그컵 사용 시에도 리필 혜택 등을 제공하도록 할 방침이다. 문제는 10% 할인의 부담을 누가 지느냐이다. 정부는 정책만 발표했을 뿐 부담 주체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업체는 정부가 지원하지 않으면 부담스럽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환경부의 의도는 좋다. 유통·소비 단계에서 과대 포장을 억제하고, 1회용품 사용을 줄여 2022년까지 1회용컵과 비닐봉투의 사용량의 35%를 줄이겠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더욱이 재활용이 잘 안 되는 1회용컵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 등과 자발적 협약을 맺고 사용량을 줄이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협약에 참여하는 업체는 소비자가 다회용컵을 사용하면 10% 수준의 가격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매장 내 머그컵 사용 시에도 리필 혜택 등을 제공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자발적 협약에 참여하는 기업이 적지 않고 할인을 통한 일회용 컵 사용량 감축은 상당하다는 점에서 정부 정책 방향은 옳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현재 협약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커피 전문점은 스타벅스, 엔제리너스커피, 크리스피크림,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투썸플레이스, 자바씨티코리아, 카페두오모, 카페네스카페, 카페베네, 커피빈, 파스쿠찌, 할리스커피 등이 있다. 참여 패스트푸드점은 맥도날드, 롯데리아, KFC 등이 있다.

스타벅스는 할인 횟수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총 2000만건을 넘어섰다. 2000만건의 할인 금액은 총 60억원이 넘는다.

대략 아이스컵 하나를 10g~20g으로 잡았을 때 2000만건 대입해 계산해보면 지난 10년 간 대략 최소 200t에서 최대 400t가량의 플라스틱 컵 사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연간 20t에서 40t에 해당하는 수치로 한국의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330t)과 비교해 꽤나 큰 숫자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지난해 한해에만 380만건의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면서 “5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해 2배 증가한 수치로 해마다 개인 다회용컵 할인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업계의 불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회용품을 줄이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협약에 대해서는 업계와 정부, 시민단체가 협의를 더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의 지원 없이 가격을 할인해준다면 업계만 일방으로 부담을 진다는 논리다

정부는 하나마나한 설명만 할 뿐 부담을 누가 질지에는 여전히 애매모호한 말로 일관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직은 모든 것이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게 유동적이다”면서 “1회용품 사용 줄이기는 국민의 참여가 가장 중요하므로 시민 단체·지자체 등 합동 ‘플라스틱 줄이기 실천협의체’를 구성해 실천운동 전개를 지속하고 현장 모니터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