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연초 국내 증시의 대세주로 떠올랐던 제약·바이오주가 최근 들어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 기업의 실적 대비 주가가 고평가 됐다는 바이오 버블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위반 논란까지 번지면서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금융감독원의 바이오 기업 회계감리 결과에 따라 버블이 꺼지고 바이오주의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기적인 호흡으로 바라봤을 때는 지금의 조정세가 저점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10곳을 대상으로 회계감리에 착수했다. 이들 기업은 총자산 대비 개발비 비중과 연구개발비의 자산화 시점, 사업성이 변경된 곳 등을 중심으로 추려졌다. 

금감원은 바이오 기업이 자산으로 처리한 연구개발비 항목을 중점적으로 보면서 회계기준상 자산인식요건에 충족하는 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비의 자산화 비율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 조정은 사실상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개발비의 자산화 비율이 높은 회사로는 셀트리온, 오스코텍, 랩지노믹스, 팬젠, 애니젠 등이 거론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은 기술특례로 상장한 경우가 많은데 이들 기업은 장기간 영업손실이 발생해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 않는다”며 “이러한 점을 감안해 일반 상장한 기업 중 연구개발비 자산화 비율이 높은 회사들은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주, 대세하락 단정 '시기상조'

그러나 지금의 조정세가 바이오 업종의 대세 하락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급락한 뒤 저점에서 다시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으며, 실적 우량주나 기술적으로 탄탄한 기업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하락세가 크지 않다는 것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금감원 감리 결과에 따라 바이오 업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고령화가 진행되고 헬스케어 분야 관심이 커지고 있어 바이오 산업의 성장성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바이오주의 급락으로 3%대의 하락을 경험했던 코스닥 지수는 이날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86%(23.63포인트) 오른 850.85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 상승은 제약·바이오 업종이 견인했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14.42% 급등했다. 시총 2위인 신라젠 역시 6.39% 상승 마감했으며 메디톡스(1.23%) 바이로메드(3.80%), 셀트리온제약 (5.84%) 등 상위권 바이오 업종이 모두 상향 곡선을 그렸다.

바이오주 옥석은..."R&D투자 많고 영업익 뒷받침돼야"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업종이 급등하던 지난 2014~2015년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급락 현상이 나타났으나 1년동안 등락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저점을 높여가는 흐름을 보였다”면서 “이제 바이오 업종에서 비이성적인 주가상승이 아닌, 2015년과 같은 완만한 속도의 주가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주에 투자한다면 영업이익 규모가 양호하고 연구개발에 투자가 많은 기업을 골라 선별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선 연구원은 “펀더멘탈이 우수한 종목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종목들의 옥석이 가려지는 종목장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