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공과대학의 학생인 자지래 던컨이 학교내의 풍력 터널에서 실험하고 있다. 그녀는 이 달 학교를 졸업하면서 풍력 학사를 취득한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자지래 던컨은 항상 텍사스 공과대학에 들어가 과학 기술과 관련된 무언가를 전공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가 이달에 졸업하며 따게 될 학위는 이 지역 에너지 산업의 본거지인 이 학교의 전통적 전공인 석유 엔지니어링 분야가 아니라, 풍력 발전 분야의 학위가 될 것이다.

올해 21살의 던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것은 미래를 위한 전공입니다.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재생 에너지 관련 인재들을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텍사스 공과대학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오랫동안 화석 연료 산업에 관련된 학위를 수여해 왔던 대학들에서 이제 풍력 및 태양열 기술 분야에서 학위와 전공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테슬라 같은 회사들이 신 재생에너지 전공 기술을 갖춘 신입 사원을 모집하고 있고, 석유 및 천연 가스 회사들조차 많은 작업들이 자동화되면서 지질학 분야의 졸업생 채용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녹색 에너지를 전공하는 것은 어느 정도 위험도 있다. 이 분야의 일자리는 대개 석유 및 가스 회사의 초봉만큼 임금이 높지 않으며, 비록 성장하고 있다 하더라도 아직은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다. 커리큘럼은 다양하지만,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풍력 터빈을 설계하는 방법과 같은 기술적 노하우를 배우고 급변하는 정부 정책을 학습하는 데 중점을 두는 등, 여러 학문 분야가 서로 관련되어 있다.

텍사스 공과대학도 텍사스 인력위원회(Texas Workforce Commission)의 보조금을 받은 지 수년이 지난 2011년에야 풍력 에너지 학사 학위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텍사스는 국내 최대인 20기가와트 이상의 풍력 발전 설비를 갖추고 있고, 오클라호마가 7.5기가와트로 2위, 아이오와가 7.3기가와트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텍사스 공과대학 국립 풍력 연구소(National Wind Institute)의 앤드류 스위프트 교육 담당 부국장은 “업계에서 ‘지금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 대학교에서는 에너지 및 지구 자원에 대한 대학원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UT 오스틴 에너지 연구소’(UT-Austin’s Energy Institute)의 마이클 웨버 부소장은 더 많은 학생들이 월급을 많이 주는 석유 및 가스 자리보다 재생 에너지 일자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석유 및 가스 대기업으로부터 8만5000달러 연봉의 구직 제안을 거절하면서, 청정 에너지 프로그램이 있는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공기업으로부터 5만달러 연봉의 일자리를 받아들입니다.”

UT 오스틴 에너지 연구소의 에너지 및 지구 자원 프로그램을 가르치는 리처드 추클라는, “UT 오스틴 학생 들 중 재생 에너지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석유 및 가스를 포함한 에너지 전반에 대한 교육이 자신들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졸업생들 중 일부는 태양광 업계의 일자리로 갔으며 일부는 에너지 컨설턴트, 정부 연구원 또는 기업 지속 가능성 담당 업무를 맡게 되었다고 말했다.

“우리가 학생들을 훈련시키는 목적은 그들이 에너지 실무자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도, 기업들이 재생 에너지 시스템을 설계하고 연구하는 방법을 아는 인재들을 찾고 있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듣고 난 뒤, 지난 가을 ‘에너지 대학원 과정’(Energy Graduate Group)을 신설했다. 이 과정을 이수하면 학생들은 에너지 전문 석사 또는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이 학교의 ‘에너지 효율 연구소’(Energy and Efficiency Institute)에서 대학원생들을 가르치는 벤자민 핀켈러 소장은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항상 우리에게 와서 ‘좀 좋은 학생을 주세요’라고 요청하지요.”

테슬라 같은 회사들은 이런 사정을 이미 알고 있다. 그들은 재능 있는 인력을 찾기 위해 그런 학교에 채용 담당자를 파견하여 사람을 채용한다. 테슬라의 신입 사원 채용 담당자인 신디 니콜라는 “기업들의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학교 집회에 직접 참가해 재능 있는 학생들을 찾는 일은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프로그램들은 아직도 여전히 부족하다. 예를 들면,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의 첫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16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교수들은 수년 내에 화석 연료에 대한 전기 자원 같은 재생 에너지의 도전이 거세지면서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아직은 천연 가스가 미국 전력 생산의 32%를 차지하며 전력 생산을 위한 최고의 연료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풍력 터빈과 태양열 패널로부터 생산되는 전력이 증가하고 있다. 2017년 미국 전력 생산에서 이 두 가지 기술을 합한 비중은 8.3%로, 2014년의 5.1%에 비해 60% 이상 커졌다.

독일 풍력 개발 업체의 미국 지사인 UKA 노스 아메리카(UKA North America LLC)의 크리스티언 보흠 전무는 텍사스 공과대학 졸업생인 챈스 재지섹을 이미 채용했고 몇 명을 추가로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23세인 재지섹은 웬만한 사람들은 엑슨 모빌(Exxon Mobil Corp.)이나 유전 서비스 업체인 핼리버튼(Halliburton Co.)에서 근무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텍사스 포트워스 남부에서 자랐다. 하지만 에너지 회사에 들어가기로 결정했을 때 그는 재생 에너지에서 더 많은 기회를 보았다.

“그곳은 아직 젊은 산업입니다. 직업적으로나 한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