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브랜드 안테나숍으로 이루어진 가로수길 상권

압구정 로데오거리, 과거 명성을 되찾을지 미지수

압구정로변 건축물 높이규제 완화 예정, 개발 여건 갖춰

압구정은 국내에서 손에 꼽히는 부촌 중 하나로 주민들의 평균 생활수준이 최상위권에 속한다. 원래 압구정이라는 이름은 갈매기와 친하게 논다는 뜻의 ‘압구’에서 따와 한적한 동네라는 의미였으나, 강남구가 신설되고 각종 개발이 진행되면서 인구가 급증하고 북적북적한 지역으로 변했다.

압구정은 북쪽으로 한강이 있어 강남구의 다른 지역보다 강북과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강남대로, 압구정로와 인접하며 인근 경부고속도로와 올림픽대로 진입이 수월해 도로교통이 좋다. 이외에도 종로, 명동, 신촌 등 강북 도심권과 강남 시내, 여의도 등과 바로 연결되는 다양한 버스 노선도 지난다.

압구정의 북쪽은 대단지 아파트를 비롯해 주거지가 밀집된 지역이다. 구·신현대아파트, 한양아파트, 라이프 미성 아파트 등이 있고 신구초·중, 압구정초·중·고, 청담중·고 등 강남 8학군에 속하는 다양한 명문학군도 있다.

 

◇대형 브랜드 매장이 밀집된 7일 상권 ‘가로수길’

압구정역 5번 출구에서 대로변을 따라 도보 5~7분 가다 보면 신사동 가로수길 상권에 도달할 수 있다. 가로수길의 은행나무길을 따라 약 500m 거리에 커피 전문점과 패션잡화 유명브랜드들이 있다. 거리상으로는 3호선 신사역 8번 출구가 더 가깝고 가로수길을 사이에 두고 세로수길과 나로수길로 세분화된다.

가로수길 상권은 높은 임대료 때문에 사실상 개인 창업보다는 대부분 프랜차이즈 브랜드 안테나숍 매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상당한 자본이 있어야 창업이 가능하다. 패션매장을 끼고 골목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먹자골목에는 크고 작은 유명 맛집과 식당이 줄지어 있다. 이곳은 이색적인 인테리어와 직장인, 2030여성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아이템들로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붐빈다.

가로수길은 이미 자본을 앞세운 대형 브랜드들로 잠식됐고 건물 하나 전체를 임대해 사용하는 곳이 많다. 가로수길 한복판에는 국내 첫 애플 직영 매장인 ‘애플스토어(애플 가로수길)’가 지난 1월 오픈해 이슈를 모으기도 했다.

가로수길 인근 명가부동산 정재훈 이사는 “현재 매물로 나온 매장은 1층 33㎡ 규모가 보증금 2억원, 월세 1500만원, 권리금 3억원 선이다”라며 “이곳 상권의 특징은 외부에서 손님들이 끊임없이 찾아오는 7일 상권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인근 갤러리아, 청담 명품거리 등 명품 집결지

압구정로데오는 90년대 고급 패션거리가 들어서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전성기를 누리던 압구정로데오는 지하철 접근성이 비교적 좋은 가로수길 상권에 밀려 침체기를 맞기 시작했다. 다행히 지난 2012년 압구정로데오 일대 분당선이 개통되면서 지하철을 이용한 접근성은 개선되었다. 분당선 역명은 원래 청수나루역으로 개통됐으나, 타 상권에 밀리고 있는 로데오 상권을 살리기 위한 지역 주민들의 요청으로 압구정로데오역으로 역명이 변경됐다.

압구정로데오역 5, 6번 출구 인근은 압구정 로데오거리 상권이 있다. 대로변 건너편 7번 출구에는 갤러리아백화점이 있어 꾸준히 유동인구가 있다.

지하철 6번 출구에서 나와 대로변을 따라 1~2분 걷다 보면 입구에 랜드마크 상징인 여성 조형물이 나오는데 그곳 골목부터가 압구정 로데오거리 초입이다. 로데오거리는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와 함께 의류브랜드 매장, 화장품가게가 눈에 띄고 일반 로데오거리와 마찬가지로 각종 음식점과 카페도 많다.

청담동 명품거리에서부터 갤러리아 명품관까지 대로변은 한류스타거리인 ‘K-스타로드’가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의 특정 아이돌을 형상화한 화려한 아트토이(강남돌, GangnamDoll) 17개가 대로변을 따라 세워져 있어 이를 구경하는 관광객과 유동인구가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관광객 유입이 압구정로데오 상권의 매출로는 연결되지는 않는다.

압구정로데오 상권의 침체가 심화되면서 2017년 말 강남구 지역상인과 건물주들이 대대적으로 임대료를 낮추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임대료 부담이 높기 때문에 문을 닫는 가게가 늘고 있다. 대부분의 의류패션 점포들은 권리금이 없고 식당들만 일부 권리금이 붙어 있다.

상권 자체도 여느 상권에나 볼 수 있을 정도로 큰 특색이 없어 유동인구가 가장 많아야 할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에도 거리가 한산하다.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몇몇 유명가게는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여전히 손님들로 북적대지만, 이를 제외하면 테이블이 텅 빈 가게들이 대부분이다. 인근 대단지 아파트를 배후에 두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오히려 분당선 개통 이후 소비 세력이 타 상권으로 빠져나가는 중이다.

압구정 로데오거리 상권 일대 A급 상가시세는 전용면적 33㎡ 기준 보증금이 5000만~6000만원, 월세가 200만~300만원이다. 권리금은 3000만~5000만원가량이나 의류 매장의 경우 권리금이 없다.

 

◇국내에서 손에 꼽히는 부촌, 압구정역 상권

압구정역 인근은 현대백화점 본점을 비롯해 유명 상점들이 몰려 있어 이용객이 많다. 성형외과의 메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전국에서 성형외과가 가장 많으며 특히 압구정역 3, 4번 출구에서 강남을지병원 사거리까지는 골목골목까지 병원이 줄지어 있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압구정으로 성형투어를 올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도 많아졌다.

압구정역 먹자상권은 지하철 2번 출구에서 걸어 나오다 현대자동차 전시장과 베이징덕 매장 사이에 있는 첫 이면도로 논현로176길부터 성수대교 남단까지가 가장 발달했다. 언론에 노출된 맛집과 유명 베이커리 카페가 있고 저녁시간대보다는 주로 낮에 활발하다.

압구정역 먹자상권 일대 A급 점포의 시세는 전용면적 66㎡ 기준 보증금이 7000만~1억원, 월세가 300만~400만원, 권리금 5000만~8000만원 수준이다.

논현로176길 끄트머리에 있는 압구정스퀘어 빌딩 근방으로는 연예인을 꿈꾸는 청소년과 20대 초반 청년층을 위한 연기학원, 실용음악학원 등이 밀집했다. 또한 5번 출구 인근은 프랜차이즈 뷔페, 패밀리레스토랑 같은 대형 음식점이 있다. 압구정역 먹자상권 역시 전반적으로 유동인구와 소비층이 인근 타 상권으로 옮겨가면서 일부 가게를 제외하고는 과거에 비해 한산하다.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 특성상 대표적인 인기 업종에는 헬스장이나 필라테스, 웨딩숍, 고급 레스토랑 등이 있다. 금융 관련 기관도 많아 각종 은행 지점을 포함해 증권사 지점 또한 많다.

압구정 일대 개발여건은 좋아진 상황이다. 지난 2017년 역사문화미관지구 폐지를 통해 현재 건물 높이 제한이 5층 이하에서 6~7층으로 높아졌고 압구정로(한남대교 남단~청담사거리, 약 3.2㎞)변 건축물 높이 규제도 완화될 예정이다(2018년 상반기 예정). 또 15년 이상 손대지 못했던 노후 건축물을 재정비하며 압구정을 포함한 로데오거리까지 침체된 상권이 다시 활기를 찾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상권 침체 시점에서는 지자체와 건물주, 점포주가 합심해 해당 상권만의 독특한 매력을 찾고 이를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압구정 상권의 경우 상가 활성화 정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의 임대료 문제를 잘 관리하는 것이 첫 단계일 것이다. 이후 압구정을 찾을 수밖에 없는 업종 특화 혹은 특성화 거리 등을 조성해 타 상권으로 이탈 중인 유동인구를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