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8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권 회장이 역점을 두며 추진한 사업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권 회장이 강조한 비(非) 철강 분야 사업이었던 ‘리튬사업’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권 회장은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후 2차전지 관련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권 회장이 특히 역점을 두며 추진한 사업은 2차전지의 핵심 원료인 리튬사업이었다. 포스코는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추진하면서 2010년부터 리튬직접추출 기술 독자개발에 나서 7년만에 경쟁력에서 우수성을 보이는 PosLX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PosLX공장에서 생산된 리튬을 손에 들고 있다. 출처=포스코

이 기술을 활용하면 석달 만에 리튬 생산이 가능해 염수를 자연건조할 경우 12개월이 걸리는 생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염수 확보가 지연될 경우를 대비해 폐2차전지나 광석에서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도 독자개발에 나서 성공했다. 이 기술이 적용된 공장은 지난해 2월 광양에 연산 2500t 규모로 준공됐다. 권 회장은 당시 광양공장을 찾아 생산된 탄산리튬을 직접 손에 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번 달에 포스코는 탄산리튬에 이어 수산화리튬 생산라인도 준공했다. 주로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에 많이 사용되는 수산화리튬은 현재 국내서는 전량 수입된다. 포스코는 폐2차전지에서 수거한 인산리튬을 작업을 통해 수산화리튬으로 만드는 기술로 리튬 회수율 80%이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의 포스코는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원료 확보에도 적극 나섰다. 대표적인 사례는 2월 호주 광산개발 기업인 필바라의 지분 4.75%를 인수하고, 최대 24만t까지 리튬정광을 장기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리튬정광 30만t 생산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최대 80만t가지 생산이 늘어난다. 이 계약을 위해 권 회장은 지난해 11월 직접 호주 필바라를 찾아 리튬광산 현장을 점검했다.

권 회장은 “리튬은 포스코의 핵심적 신성장동력이며 지난 8년간의 노력으로 상업화 초기단계까지 왔다”면서 “리튬 뿐만 아니라 국내서 공급하지 못하는 소재를 포스코가 책임진다는 사명의식으로 주요 소재의 국산화에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리튬관련 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던 권 회장이 사임을 표하면서 포스코의 리튬 사업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수장이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더라도 수년 전부터 기업 차원에서 추진되던 사업들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포스코 관계자는 “리튬 사업은 권 회장이 포스코 회장이 되기 전부터 수년 째 역점을 두며 진행해온 것이고, 포스코 뿐만 아니라 포스코켐텍, 포스코ESM등도 다 같이 리튬관련 사업을 해 오고 있기에 권 회장의 사임으로 사업이 큰 영향을 받거나 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도 “포스코가 비철강 분야에서 주력 사업이 수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 “다만 철강업계에서는 차기 포스코 회장이 철강업계의 맏형인 만큼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