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CON 2018 JAPAN의 K-POP콘서트 M COUNTDOWN 현장. 출처= CJ E&M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현재 세계에서 한류만큼 성공한 대중문화를 찾기 힘들고, 그 중심에는 KCON이 있다.” - 2016년 6월 17일, 월스트리트저널 -

한류 열기가 전달되는 곳에 ‘혐한(嫌韓, 한국과 관련된 것을 혐오하는 현상)’의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KCON 박람회와 K-POP 공연에 참석한 수만명의 일본 한류 팬들은 한국 문화와 음식, 미용과 패션에 감탄사를 연발했고 소비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아울러 대형 공연장에 모인 1만1000명의 팬들은 한국 K-POP 가수들의 힘 있고 아름다운 퍼포먼스와 친절한 무대 매너에 열광했다. 우리 문화 콘텐츠가 가진 힘은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전시장인 마쿠하리 멧세(幕張メッセ)를 통해 일본 열도의 심장을 울렸다.

지금껏 미디어로 전달된 영상으로만 혹은 이야기로만 그 성공을 전해 들은 한류문화축제 KCON. 그중에서도 글로벌 한류 확산의 방아쇠를 당긴 KCON JAPAN의 박람회와 K-POP 공연 현장을 직접 찾아가 현장의 생생한 열기를 직접 느껴봤다.

▲ KCON 2018 JAPAN이 열린 일본에서 2번쨰로 큰 규모인 마쿠하리 멧세 박람회장.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LET’S KCON!”

일본 지바(千葉)현 마쿠하리 멧세 국제전시장 2~3홀에 마련된 축구장 두 개 넓이, 1만5000㎡의 공연장은 약 1만1000명의 팬들로 가득 찼다. 그리고 일본의 한류 팬 1만1000명은 모두가 하나 된 마음으로 사회자를 따라 “LET’S KCON!”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KCON의 K-POP 콘서트 ‘엠카운트다운(M COUNTDOWN)’의 시작을 기다렸다.

지난 4월 13일에서 15일까지 저녁 7시 열린 엠카운트다운에는 워너원, 세븐틴, 트와이스 등 인기 한류 스타 28팀이 출연해 객석을 가득 채운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냈다. 엠카운트다운 콘서트 티켓(1일권 기준 약 1만1900엔, 약 12만원)은 지난 3월 온라인 예매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번 KCON은 글로벌 공연이나 팬미팅을 개최하기 쉽지 않은 중소기획사에 소속된 아티스트들에게도 글로벌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KCON에 출연한 총 28개 팀의 아티스트 중 중소 기획사 소속 아티스트는 19팀(약 68%), 데뷔 3년 차 이하(2016년 이후 데뷔) 신인 아티스트는 17팀(약 61%)이었다.

본 공연이 시작되자 1만1000명의 관객들은 각자 자기들이 응원하는 팀이나 멤버의 이름을 연호하며 무대에서 만나기를 고대했다. 이번 엠타운트다운에는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PRODUCE 101>로 선발된 보이그룹 ‘워너원’을 포함해 걸그룹 트와이스, 여자친구, 구구단, 모모랜드 등 국내 정상급 K-POP 아티스트 팀들이 참가해 공연을 찾아온 관객들에게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K-POP 日 관객 취향저격, ‘성공적’

특히 이번 엠카운트다운은 일본 K-POP 팬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에 집중한 공연과 여러 형태의 구성을 준비했다. 공연에 참가하는 거의 모든 아티스트들도 팬들에게 전하는 인사나 공연 설명을 모두 일본어로 말할 수 있도록 공부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공연은 크게 각 아티스트 팀들이 일본 팬들에게 특별히 많은 사랑을 받은 노래들을 엄선해 부르는 무대, 2000년대 초 일본에 진출한 1세대 한류스타 보아(BoA)부터 동방신기, 소녀시대, 빅뱅, 카라 등 선배 아티스트의 인기곡들을 자기들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부르는 무대, 그리고 아티스트와 관객이 함께하는 이벤트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아이돌 그룹에 집중된 음악의 장르도 확대됐다. 엠카운트다운 콘서트와 같은 시간에 컨벤션장에서는 ‘레디’, ‘식케이’, ‘팔로알토’ 등 힙합 무대로 꾸며진 ‘Super M Party’를 열어 한류의 새로운 영역을 소개했다.

▲ KCON 2018 JAPAN의 M COUNTDOWN 무대에 오른 K-POP스타 '트와이스' 출처= CJ E&M

이렇듯 철저한 준비와 팬 서비스는 세계 유명 아티스트들의 공연에서도 차분하게 응원하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 관객들을 객석에서 일어나 응원하게 만들었다. 팬들은 일본어로 발음하기 어려운 한국어 구호들을 하나하나 외치며 아티스트들을 응원했다. 가끔씩 일부 팬들은 자기가 응원하는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를 때 감격을 못 이겨 눈물을 쏟으며 오열하기도 했다. 특히 첫 날인 13일 저녁 공연에서 ‘워너원’은 2018 KCON 참가 기념으로 모든 멤버들의 사인이 새겨진 티셔츠를 선물로 준비해 관객들에게 전달했는데, 이때 수많은 팬들이 티셔츠가 있는 곳으로 몰리면서 공연 진행요원들이 정해놓은 안전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워너원의 멤버 ‘강다니엘’의 팬이라는 여고생 아키야마 아이리(秋山愛理, 18)는 “워너원을 실제로 보고 그들의 노래를 듣고 있으니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는 꼭 한국에서 열리는 엠카운트다운에서 워너원의 무대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 KCON 2018 JAPAN의 M COUNTDOWN 무대에 오른 K-POP스타 '워너원' 출처= CJ E&M

일본 한류의 전설로 남아 있는 K-POP 그룹 동방신기의 노래 ‘MIROTIC’을 후배 아티스트들이 재해석해 부를 때는 거의 모든 관객들이 한국어 노래 가사를 정확하게 따라 부르는 신기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관객들에게 반응이 뜨거웠던 순서로는 아티스트와 관객들이 함께하는 ‘LET’S TAKE’가 있었다. LET’S TAKE는 무대의 아티스트와 객석의 관객이 공연장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에 한 화면으로 잡혀 같이 포즈를 취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시간이었다. 아티스트들과 함께 한 추억을 간직하고 싶어 하는 수많은 관객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선사했다.

KCON 2018 JAPAN 엠카운트다운은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향한 K-POP의 성공 가능성과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글로벌 팬들의 한류 문화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열정의 현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