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일자리를 잃고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이 역대 최다인 것으로 발표됐다. 건축업계 불황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18만개 감소하면서 실업급여 수급자 수가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집계한 한국고용정보원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업급여 수급자 수는 62만8433명으로 지난해 동기 58만7876명보다 6.9% 늘어 4만557명이 증가했다. 이는 분기별 수급자 수를 따로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로 가장 많은 수치다. 올해 1분기 실업급여 수급자가 받은 실업급여 총액은 약 1조4946억원으로 지난해 약 1분기 1조2881억원보다 16% 증가해 약 2064억9000만원 늘었다.

실업급여는 사직 등 스스로 퇴사한 퇴직자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해고나 구조조정, 폐업 등 회사에 의해 퇴직하게 된 사람에게만 지급된다. 올해 1분기에 실업자와 실업급여 지급액이 증가한 이유는 건설업계의 부진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원 감축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실업급여 신청자 수, 수급인정자 수, 실업급여 지급건수, 실업급여지급액. 출처=한국고용정보원 고용행정통계

통계청 고용 동향에 따르면 국내 노동시장의 임시·일용직 취업자는 올해 1분기 607만4000명으로 625만5000명인 지난해 1분기 취업자 수보다 18만1000명 줄었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가 있던 2013년에 25만5000명 감소한 이후 가장 많이 감소한 것을 나타낸다.

임시·일용직 고용이 몰려 있는 도·소매와 숙박·음식점 취업자는 같은 기간 9만8000명 줄었다. 일용직은 근로계약이 1개월 미만, 임시직은 1개월 이상 1년 미만인 일자리이며, 최저임금 수준을 임금으로 받는 저임금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회안전망을 확대하면서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실업급여를 받는 이들도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액수가 늘어난 것은 기준이 되는 구직급여의 상한액과 하한액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보험자 증가로 실업급여를 받는 이들이 늘어난 원인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여겨진다. 올해 3월말을 기준으로 피보험자 수는 지난해 3월말보다 2.3% 증가했지만, 올해 3월 실업급여 신청자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3.1% 늘었고 실업급여를 받는 이들의 수도 같은 기간 8.3% 증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16일에 발표한 2018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에 따르면 건축 수주가 감소세로 전환되었고, 건설투자와 설비투자의 증가율은 둔화할 전망이다. 게다가 현경원은 올해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에 대비해 소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경원은 자동차 산업 등의 구조조정으로 고용시장 여건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건설 경기가 둔화함에 따라 실업률이 상승하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어 실업률은 소폭 상승하겠다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연구위원(이사대우)은 “어느 직종에서 실업률이 증가했는지와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의 연관성은 분석해봐야 알 수 있다”면서 “임시·일용직 취업자가 18만명 줄었다면 건설업계의 부진에 따라 실업급여 신청자 수가 늘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