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올 1분기 최악의 시기를 겪은 비트코인이 2분기 시작과 함께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700만원대에 머문 비트코인 가격은 16일 오후 4시 현재 861만6000원까지 오르며 최근 2주간 완만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의 소득세 납부 기한이 오는 17일(이하 현지시각) 끝나는 가운데 ‘납세의 날’ 이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글로벌 가상통화(가상화폐) 시장은 상승장으로 돌아섰다. 최근 5일동안 국제 비트코인 시세는 6800달러대에서 8300달러까지 약 20% 가까이 상승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510달러), 리플(0.657달러), 비트코인캐시(759달러), 라이트코인(127달러) 등 주요 가상통화 역시 오름세를 보였다. 이들 가상통화 가격 그래프는 일제히 우상향을 그리며 올해 들어 가장 완연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 올 1분기 최악의 시기를 겪은 비트코인이 2분기 시작과 함께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전문가들은 최근의 가상통화 가격변동은 상승추세로 전환이라기 보다는 미국의 세금 납부 기한인 이른바 ‘납세의 날’ 효과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미국 국세청(IRS)은 2014년 3월부터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에 과세하고 있다. 

지난해 가상통화 거래를 통해 5900억달러(약 634조원) 가까운 새로운 소득이 창출됐는데, 세금 납부 기한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가상통화 시장에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 매도가 이어지면 가격은 떨어지게 마련이지만 최근 가상통화를 둘러싼 부정적인 뉴스가 줄어들면서 투자 심리도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밀러밸류파트너스의 존 스펄란자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미국 납세 기한이 다가옴에 따라 투자자들이 세금 납부를 위해 가상통화를 매도하고 있다”면서 “최근의 가상통화 뉴스 흐름도 덜 부정적인 쪽으로 바뀌면서 세금 납부를 위한 가상통화 매도는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세금 환급이 완료되면 시장에 새로운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 16일 현재 가상통화 가격 그래프는 일제히 우상향을 그리며 올해 들어 가장 완연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출처=코인마켓캡

실제로 2분기 들어 나온 가상통화 시장 전망은 긍정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난 6일에는 '헤지펀드 전설'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와 '석유 재벌' 록펠러 가문이 각각 가상통화 투자와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히면서 월가 거물들의 움직임을 따라 시장엔 훈풍이 불었다. 

가상통화 헤지펀드인 판테라 캐피탈은 4월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올해 2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을 발표했다. 댄 모어해드 판테라 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비트코인이 새로운 연고점을 경신하기 전 50%를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는데 올 1분기 비트코인 추이가 그에 부합했다는 것이다.

모어해드는 보고서를 통해 “지금껏 나는 타이밍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가진 적이 거의 없다. 기관 자금도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다”면서 “현재 7000달러대 바닥을 보고 구입한다면 2만달러까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거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가상통화로 벌어들일 세금은 92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펀드스트랫 글로벌의 톰 리 연구원은 자체 채굴에 따른 비트코인 외에 순수 투자로 얻은 비트코인을 대상으로 27%의 세율을 적용한 결과 920억달러의 과세 소득을 추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통화를 더하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세금 플랫폼인 크레딧 카르마에 따르면 미국 가상통화 투자자 250만명 중 0.04%에 불과한 100명 만이 가상통화 투자로 인한 소득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딧 카르마의 자그짓 차울라 매니저는 미국 CNBC방송 인터뷰에서 “가상통화로 얻은 소득에 대해 보고하는 절차가 너무 복잡해 마감일까지 미뤄두는 투자자들이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