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목표와 의도를 확실하게 해독하도록 기계를 가르치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뇌를 훨씬 더 깊이 이해해야 한다.     출처= IEEE Spectru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 국방첨단과학기술연구소(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DARPA)의 저스틴 산체스는 기계가 인간처럼 생각하도록 가르치기 위해 두뇌와 컴퓨터 간의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예기치 않은 사건, 미묘한 문제, 익혀야 할 새로운 기술로 등으로 가득 차 엄청나게 복잡하다. 다행히 우리의 뇌는 그런 새로운 정보를 능숙하게 처리한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은 그렇지 못하다. 컴퓨터는 사진에서 개를 식별하거나 영어에서 프랑스어로 번역하는 것과 같은, 미리 결정된 협의의 기술만을 습득하도록 스스로에게 가르친다. 그러나 그런 기계들은 전문 분야를 벗어나면 가장 단순한 예기치 않은 일에 직면해도 당황해 어쩔 줄 모른다. 인공지능은 인간 뇌가 가지고 있는 적응하고 진화하는 놀라운 기능을 수행하는 가소성(Plasticity)이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우리 뇌가 하는 것처럼 즉석에서 배울 수 있을 때까지는, 아직 정말로 똑똑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뇌처럼 행동하도록 가르치는 한 가지 방법은 뇌 자체를 연구하는 것이다.

DARPA에서는 뇌에 직접 자리 잡고 앉아 세포 활동을 기록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가 완성되면 신경 신호가 어떻게 운동이나 언어 같은 행동으로 변환되는지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연구원들은 마비된 환자가 로봇 팔 다리를 움직이고 접촉 감각을 회복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 지식을 사용했다. 먼저 뇌 이식을 한 지원자에게 팔을 움직이는 것을 상상하라고 요구했다. 그런 다음 뇌 세포의 활동을 기록하고 그 신호를 사용해 팔 운동에 해당하는 맥박 패턴을 소프트웨어에게 가르친다. 이 소프트웨어가 생각과 신체적 행동 사이를 연결해주면 환자가 자신의 마음으로 로봇 팔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기술은 환자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지만 이 시스템의 성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든다.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우리 두뇌는 끊임없이 학습하고 진화하지만, 소프트웨어는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뇌는 소프트웨어가 해독할 수 없는 신경학적 신호를 사용해 로봇 기관을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을 신속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 따라서 마비된 환자는 로봇 팔다리를 테스트하기 위해 실험실을 다시 방문할 때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수동으로 조정해 인공 로봇 기관이 새로운 신경 명령에 응답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이는 휴대 전화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유사한 과정이다. 그러나 휴대 전화의 소프트웨어가 우리의 두뇌처럼 실시간으로 더 잘 작동하기 위해 자체 성능을 평가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 미국 국방첨단과학기술연구소(DARPA)는 기계가 인간처럼 생각하도록 가르치기 위해 두뇌와 컴퓨터 간의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이것이 바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연구가 성취하고자 하는 것이다. 목표는 소프트웨어가 뇌와 협력해 작동하고 뇌처럼 빨리 적응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인간처럼 유형(육체적 보상)과 무형(성취감)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우리 행동의 결과를 평가하는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을 사용한다. 우리의 뇌는 이 지식을 사용해 우리 삶을 인도하는데, AI에서 그 간단한 버전이 구현되는 것이다. 컴퓨터가 스스로에게 아타리(Atari)사의 게임 ‘브레이크아웃’(Breakout)을 가르친 것도 강화 학습을 통한 것이다. 게임의 동작을 계속 검토해서 미리 프로그래밍된 목표를 달성하도록 능력을 계속 조정해 나감으로서 최고 점수까지 달성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목표가 다양 복잡해져 서로 연결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커피 한 잔을 들어서 입으로 가져 오게 하는 것은 어떤 비디오 게임보다도 훨씬 복잡하며 수천 가지의 작은 결정이 필요하다. 인간의 두뇌는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손의 속도, 움직임의 각도, 컵을 쥐는 강도, 머리 위치 설정 등 수많은 변수들을 조정한다. 이 모든 것이 제대로 수행돼야 한 잔의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AI가 필요한 것이다.

가장 큰 도전은 컴퓨터와 두뇌 사이의 언어 차이다. 우리의 행동은 뇌 세포를 연소함으로써 제어되지만, 이런 신경 활동은 컴퓨터에게는 이무런 의미가 없다. 인간의 목표와 의도를 확실하게 해독하도록 기계를 가르치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뇌를 훨씬 더 깊이 이해해야 한다. 마비된 환자에게 로봇 팔다리를 움직이는 기능을 제공하는 장치도, 뇌가 우리 일상생활의 복잡하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화 학습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연구하는 데 사용될 것이다. 그럼으로써 비로소 진정으로 똑똑한 지능을 갖춘 인공지능이 우리를 보다 나은 인공지능의 세계로 인도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