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한국은행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12일 오전 이주열 한은 총재 주재로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확정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열린 세 번의 금통위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 결정했다. 지난 3월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변동은 없었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상향 조정하면서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한국보다 높아졌다.

▲ 한국은행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DB

이날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0.25%포인트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주열 총재는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더라도 대규모 외화 자금 유출입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격차가 벌어지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위험은 존재한다. 학계에서는 통상 1.0%포인트 차이까지는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 중 응답자의 89%는 4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1.50% 수준으로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거라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나 대외 무역전쟁 우려가 지속되고 국내 소비자물가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기준금리를 올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통상 기준금리는 물가가 오르고 있을 때 인상되는 경향이 있다. 물가가 오르면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다. 물가가 내림세를 보이는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엔 한은의 부담도 만만치않은 상황이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한은의 목표치인 2% 수준을 밑돌고 있다. 지난해 1월 1.9% 이후 4월(1.9%), 7월(1.9%)까지 1%대 후반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10월(1.8%), 올 1월(1.7%)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상반기에 낮은 수준을 보이다가 하반기에 상승하면서 1.7%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중순 발표를 앞두고 있는 미국 환율보고서도 부담이다. 우리 경제는 72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미국은 환율 압박을 가하고 있다. 당국의 운신 폭이 좁아진 상황에서 기준금리 조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