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11일 생명보험업계 6위인 ING생명 인수설에 대해 "현재 M&A를 추진 중이나 아직 확정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거래소는 이날 오전 신한금융의 ING생명 인수 보도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했었다. 신한금융 관계자 역시 이날 "현재 ING생명 인수 관련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끊이지 않는 신한금융, ING생명 인수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ING생명 인수를 놓고 KB금융과 신한금융이 관심을 나타냈으나 3조원에 이르는 ING생명의 비싼 몸값이 걸림돌로 작용했었다. 최근들어 신한금융이 대형회계법인을 통해 ING생명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ING생명 측과 물밑접촉을 통해 가격을 2조5000억원대로 낮췄다는 소문이 금융권 주변에서 돌기 시작했다. 이후 KB금융보다 한 발 앞 서 신한금융이 ING생명 인수에 나섰다는 정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통해 ING생명을 실사를 마쳤고 MBK파트너스의 100% 자회사인 라이프투자유한회사가 보유한 ING생명 지분 59.15%를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이 ING생명의 최대주주가 되면 신한금융은 KB금융을 제치고 국내 리딩뱅크 1위 자리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신한금융이 ING생명을 인수한 뒤 순이익은 3조3121억원으로 추산돼 KB금융그룹(3조3119억원)을 근소한 차로 앞서게 된다. 신한금융은 2011년부터 줄곧 1위 자리를 지켜오다 지난해 KB금융이 LIG손해보험을 인수한 뒤 2위로 내려앉았다.

신한금융이 업계 6위규모의 ING생명을 인수하고 보험업 부문을 강화하게 되면 금융그룹으로서 볼륨은 더 커질 수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2007년 LG카드(현 신한카드)를 품에 안은 후 카드부문을 강화하면서 은행과 카드를 중심으로 영업이익을 극대화 했었다. 신한금융이 ING생명 인수에 성공하면 그룹 포트폴리오가 풍부해져 시너지 효과는 더 배가될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 ING생명 인수 효과 "중립적"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신한그룹이 ING생명을 인수할 경우 비은행 강화, 수익원 다변화 등 긍정적인 면이 존재한다”면서도 “신한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127.4%에 이르고 보통주자기자본비율이 12.7%임을 감안하면 인수와 자금조달 과정에 기존 주주가치에 변동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ING생명은 지난해 말부터 금융업계 최대 대어로 떠올랐다. 앞서 KB금융과 신한금융이 ING생명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지면서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양사가 치열한 물밑 작업을 펼쳐온 것으로 전해진다. 최대 매물로 불린 ING생명 몸값은 지난 2월 초 6만21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치솟은 몸값은 ING생명 인수전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당초 KB금융과 신한금융이 ING생명 인수에 속도를 내지 못한 것도 가격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인수대금으로 3조원 안팎을 요구한 반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2조원대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는 이와 사는 이의 의견 불일치로 인수전이 길어졌다는 분석이다.

ING생명으로 신한지주 주가에 미칠 영향은 ‘중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 연구원은 “ING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455.3%로 업종 내 최고 수준이지만 보험업종의 특성상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은 장기적이며 이 가운데 향후 보험사의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이 시행되면 자본 관련 불확실성이 새로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