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목동병원이 지난해 말 발생했던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 사건의 과실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과했다.사진=이코노믹리뷰 DB

[이코노믹리뷰=김윤선 기자]이대목동병원이 지난해 12월 발생한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과실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과했다. 병원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당분간 신생아 중환자실을 전면 폐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화의료원은 9일 신생아 중환자실 사고와 관련해 사고 재발 방지와 환자안전을 위한 종합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병원은 사고 책임을 지고 전 경영진이 사퇴한 이후 운영특별위원회 체제로 운영되다 지난 3월6일 문병인 의료원장과 한종인 병원장이 취임한 후 정상적인 경영 체제로 전환됐다.

새 집행부는 유족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위로하는 한편 그동안 의료 사고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것도 이번 사고의 한 원인이라는 판단에서 간호부원장과 사무부장에게도 책임을 물어 사퇴시키는 등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

또 이화의료원에 따르면 병원은 전 의료진을 대상으로 감염 예방 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주사 조제와 투약 지침 등 환자안전 관련 규정을 엄격한 기준으로 재정비하고, 의료진 대상 주사 조제 및 투여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강화했다.

이화의료원은 그동안 마련해온 환자안전 종합 개선대책을 강력히 시행하는 등 대대적인 병원 혁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문병인 신임 의료원장은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상처와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번 사고를 환자안전을 위한 대대적인 혁신의 계기로 삼아 종합 개선대책을 마련해 시설 개선은 물론 진료 시스템을 전면 개편할 것이며 환자가 가장 안전하게 진료 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환골탈태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 개선대책에는 ▲환자안전 진료가 정상화될 때까지 신생아중환자실 전면 폐쇄▲환자안전을 위한 시설 강화와 시스템 혁신 ▲환자안전을 위한 조직 개편▲감염관리 교육과 연구 강화▲환자안전 문화정착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 강화 등을 골자로 한 혁신 활동이 담겨 있다. 이에 소요되는 예산에 대해서는 재단에서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종합 개선대책에 따라 신생아 중환자실은 당분간 전면 폐쇄된다. 의료원은 신생아 중환자실은 물론 전체 병원에 대한 환자안전과 감염 관리 기능을 재정비해 그 성과를 국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발표한 뒤 진료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의료원은 신생아 중환자실, 항암조제실, TPN(Total Parenteral Nutrtion, 총 정맥 영양) 무균조제실의 시설을 개선하고 감염을 철저하게 차단하기 위해 신생아 중환자실 전 병실을 1인실로 설계한다. 신생아 중환자실에는 음압·양압 격리실이 설치되며 신생아 전담 의료진과 간호사 인력도 보강된다. 이 대책 중 확정된 것을 시작하는 데만 올해 약 5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환자 사고 예방, 감염관리 등 의료 질 업무의 효과적인 수행과 관리를 위해 ‘환자안전부’가 신설된다. 환자안전부장은 외과 정순섭 교수가 맡는다. 환자안전부에는 그 산하 조직으로 감염관리실, QPS(질향상·환자안전)센터, 고객지원센터를 둔다.

이화의료원은 감염관리 교육과 연구 강화를 위한 별도의 기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의료원은 ‘감염 없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10년 동안 연간 10억원을 투입하는 ‘이화스크랜튼 감염교육·연구센터’를 올해 5월 중에 개소할 예정이다. 센터장에는 미생물학과 서주영 교수를 내정했다. 감염교육·연구센터에서는 신생아 중환자실 근무자는 물론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감염 예방 교육을 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의료원은 환자안전 문화정착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고 후 이화의료원 발전후원회와 의과대학 동문들이 단시간 내에 환자안전 강화를 위해 3억원 이상을 모금했는데, 이를 10억원 이상으로 확대해 저소득 신생아의 치료 지원하는 데 쓸 예정이다. 이밖에도 의료원은 관계 기관과 협력해 보육시설 어린이들과 저소득 중증 여성 질환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건강검진과 수술비를 지원하고 국내 취약계층과 해외 저개발 국가의 취약 국민들을 위한 의료봉사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이화의료원이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 사건과 관련해 발표한 사과문.출처=이화의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