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통화 시장은 올 1분기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12월 2만달러 턱 밑까지 치솟은 비트코인 가격은 3월 31일 기준으로 70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65% 가량 급락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1분기 동안에만 전체의 50% 가까운 시가 총액을 잃었다. 지난 2011년 3분기(68% 증발) 이후 두 번째로 최악의 분기를 보낸 것이다.

가상통화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4일(이하 현지시간) 1분기는 통상 가상통화 시장의 암흑기로 통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최근 8년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를 보면 2013년 이후 비트코인은 1분기에는 거의 매년 가격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4분기 가상통화 가격이 이례적인 2만달러까지 치솟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 1분기의 하락세는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코인데스크는 덧붙였다. 

▲ 가상통화 전문가인 브라이언 켈리 BK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각) 미국 CNBC방송의 ‘퓨쳐스 나우(Futures Now)’에 출연해 “비트코인은 2분기마다 항상 상승세를 탔다”고 분석했다. 출처=CNBC 캡처

2분기에는 가상통화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상통화 전문가인 브라이언 켈리 BK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3일 미국 CNBC방송의 ‘퓨쳐스 나우(Futures Now)’에 출연해 “비트코인은 2분기마다 항상 상승세를 탔다”면서 “계절 요인이 적용된다면 2분기에 (가상통화 시장에) 큰 상승기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켈리는 가상통화 시장의 역대 데이터에 주목했다. 먼저 1분기 말에 가상통화 가격 하락을 주도한 과세용매도(tax-selling) 시즌이 끝났다는 점이다. 과세용매도란 소득세 신고용으로 손익을 분명히 하기 위해 분기 말에 증권을 일제히 매각하는 일로 가상통화 시장에도 비슷한 바람이 불어 매도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각 국의 규제 움직임이 2분기에 소강 상태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가상통화 시장은 다시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규제는 가상통화 시장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서 “각 국이 올바르게 시행하고 혁신을 저지하지 않는 한 규제는 어떤 시장도 죽이지 않는다. 규제는 실제로 파이를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오후 4시 10분 현재 빗썸에서 대부분 가상통화는 전날(24시간 전)대비 1~5%가량 가격이 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처=빗썸

지난 1분기 중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국가들은 가상통화 규제에 나섰다. 우리나라는  1월 30일부터 가상통화 거래실명제롤 도입해 투기 과열과 자금세탁 방지에 나섰고 중국 역시 거래소 플랫폼과 가상통화공개(ICO)를 전면 금지하며 가상통화 거래와 관련된 사실상 모든 통로를 차단했다.

대표적인 가상통화 우호국인 일본에도 악재가 이어졌다. 지난 1월 일본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 코인체크는 5800억원 가량의 가상통화를 해킹으로 도난당했고 최근 가상통화 가격 급감으로 투자자 피해도 계속됐다. 이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산하 금융광고중앙위원회의 홈페이지를 통해 가상통화 투자에 주의를 요하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켈리는 2분기 들어 가상통화 시장의 위축 흐름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킹 당한 코인체크 거래소 인수에 일본 온라인 증권사인 모넥스(Monex)가 나섰다는 점도 그 일환이라고 켈리는 말했다. 4일 닛케이 신문 등 일본 주요 외신에 따르면 모넥스그룹은 코인체크의 매수를 검토 중이며 이르면 이번 주 내에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매수액은 수십억 엔(수백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낙관은 아직 이르다. 미국 증권감독당국인 증권선물거래위원회(SEC)는 지난달 가상통화 거래소를 등록제로 운영할 것을 시사했으며 중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도 가상통화 규제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상통화 시장은 2분기 들어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 지난 1일 6746달러까지 내려간 비트코인 가격은 4일 현재 7411달러로 10%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시간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407달러), 리플(0.54달러), 비트코인캐시(693달러), 라이트코인(130달러) 등 주요 가상통화도 전일대비 1~5%가량 오르며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은 800만원대를 회복했다. 빗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4시 10분 현재 800만9000원으로 전날(24시간 전)보다 0.06% 가량 소폭 올랐다. 이더리움(44만3000원), 리플(579원), 비트코인캐시(75만5000원), 라이트코인(14만1200원) 등 주요 가상통화도 한 자릿수지만 가격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