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록소 온콜로지가 개발한 항암제가 소아 암 환자 93%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김윤선 기자]독일 제약업체 바이엘(Bayer)이 개발한 항암 신약 라로트렉티닙(larotrectinib)이 소아 암 환자 93%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텍사스사우스웨스턴 대학교 시몬스 암센터 연구팀은 특정 유전자 변이가 일어난 암 환자를 대상으로 라로트렉티닙을 투여한 임상시험 1상 결과를 29일(현지시각) 란셋온콜로지(The Lancet Oncology)에 발표했다.

라로트렉티닙은 신경영양 티로신 수용체 인산화효소(NTRK) 유전자 융합이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을 가진 소아와 성인환자를 위한 치료제다. TRK 유전자 융합은 다양한 암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로 이 유전자 변이가 나타나면 종양의 성장을 억제할 수 없다.

연구의 주저자인 테드 래스치 교수는 “TRK 유전자가 융합하면 암 세포가 제어할 수 없이 자란다”면서 “라로트렉티닙은 이 TRK 수용체만을 차단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TRK 융합체는 일반 성인이 걸리는 여러 암에서 발생하지만 유아섬유육종, 유두암 등 드문 소아암에서도 나타날 때가 있다.

연구팀은 2015년 12월21일부터 2017년 4월13일까지 미국에서 1개월에서 21살까지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라로트렉티닙을 투여했다. 이 중 17명은 TRK융합체가 있었고 7명은 없었다.

연구결과, TRK 융합체를 가진 암 환자 중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약에 반응했다. 실제 약물을 투여받은 텍사스 주에 거주하는 13세 소아암 환자는 2년 전 암 수술을 했으나 암이 재발했고 난치 상태였다. 이 환자에게 라로트렉티닙을 투여하자 이 환자의 종양이 수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놀라운 점은 이 환자를 포함한 모든 환자 중에 약물 부작용으로 임상시험을 그만두는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다.

테드 교수는 “연구에서 TRK 융합체를 가진 대부분의 환자의 종양이 줄어들었는데 이 같은 반응률은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라로트렉티닙의 원개발사는 미국 코네티컷 주 소재의 생명공학회사인 록소 온콜로지(Loxo Oncology)다. 바이엘은 록소 온콜로지와 지난해 개발과 발매 관련 독점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엘은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에 라로트렉티닙의 허가를 신청했다. 라로트렉티닙이 허가되면 암 세포에서 두 가지 유전자가 융합된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첫 번째 암 치료제가 된다.

연구팀은 내년 12월에 9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완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