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최근 회사와 직원들에 대한 추문이 온라인상에서 형성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상 여러 영향력자가 해당 논란에 개입하고 있고요. 회장님은 어떤 작업을 통해서라도 논란을 잠재우라고 하는데요.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한번 이슈를 관리해 보면 어떨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케이스마다 조언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기업의 소셜미디어나 개인의 소셜미디어나 소셜미디어는 기본적으로 기업 위기나 이슈관리를 위한 툴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몇몇 소셜미디어 영향력자들은 자신이 개입해 문제의 이슈를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고 자랑합니다. 하지만 전체적 이슈관리 관점에서 볼 때 소셜미디어의 활용에 있어 기업은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만 합니다.

일선에서 제대로 경험을 쌓은 위기관리 매니저들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이슈관리에 있어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고, 제한된 범위에서 근본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끔 황당한 대응을 하는 기업을 보면, 내부적인 이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소셜미디어를 채 이해하지 못한 윗분들의 성화와 요구를 실무진이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 해프닝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 실무진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말이 윗분들로부터 내려오는 “어떻게든 해 봐!”라는 명령입니다. 실무진이 보아 “그렇게 하면 틀림없이 문제가 생깁니다”고 하지만 그런 의견은 이내 핑계로 비춰집니다. “뭐든 해봐!”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 이 정도 질문이 쏟아지면 대부분 실무진은 ‘시키는 대로 하자 어쩔 수 없다’ 생각하게 됩니다. 그 이후 상황은 대부분 예상대로입니다.

아주 일부에서는 실무진이 스스로 자신이 회사를 이슈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소셜미디어를 움직이려 시도합니다. 사적으로 개입하기도 하고 여러 지인을 활용하거나, 바이럴 에이전시를 써 대대적 반격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많은 경우 이러한 시도는 이슈와 논란을 장기화하고, 그 논란을 다양화하는 결과를 얻습니다. 결국에는 회사가 그 추가 부담을 지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슈를 관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기 바랍니다. 위기 시 언론을 컨트롤해 이슈를 관리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적어진 것 같이, 소셜미디어를 컨트롤할 수 있다는 생각도 이제 버려야 합니다.

대언론 커뮤니케이션과 똑같이 소셜미디어를 통한 이슈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정확한 전략과 준비를 기반으로 할 때만 제한적 활용이 가능합니다. 메시지 전략과 채널 전략 등이 내부적으로 합의되어 잘 구성되어야 합니다. 기업이 진행하는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또한 중요한 공식 커뮤니케이션 행위이기 때문에, 그로 인한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해당 이슈를 관리하기 위한 큰 전략적 방향에 맞추어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이나 다른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과 그 맥락을 같이 해야 합니다. 투명해야 하며, 불필요한 메시징이나 사적 해석이나 추가적인 논란을 부추길 수 있는 어떤 행동도 소셜미디어상에서는 금해야 합니다.

회사가 소셜미디어를 컨트롤할 수 없다는 의미는, 회사가 소셜미디어를 잘못 다루었을 때 몰려올 후폭풍 또한 당연히 컨트롤할 수 없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우리가 출입기자나 관련 기관을 응대하는 전문 부서를 사내에 구성해 관리하는 것과 같이, 외부 이해관계자 응대 행위는 기본적으로 공식적인 것입니다.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이를 다루고 이를 통해 평시 마케팅이나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부서와 실무진들도 공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규정과 훈련이 중요합니다. 회사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감독과 관리가 중요합니다. 이슈관리라는 것이 원래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자산만을 기반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함부로 해서 제대로 되는 것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