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네이버가 23일 판교 네이버 그린팩토리 사옥에서 주주총회를 열면서  카카오를 포함해 국내 ICT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의 주총이 종료됐다. 네이버는 이해진 창업주가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한편 검색과 커머스 분야 강화를 선언했고, 카카오는 조수용, 여민수 공동대표 체제로 돌입했다.

▲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커넥트 데이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네이버

네이버는 이해진 사내이사, 사외이사 이종우 숙명여대 교수도 연임을 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최인혁 네이버 비즈니스위원회 리더, 이인무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가 각각 사내외 이사로 선임됐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수 지정 등 이 창업주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급변한 상태에서 오로지 글로벌 전략만 짜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국내만 놓고 보면 변대규 이사회 의장, 한선숙 대표 체제의 강화를 의미한다.

한 대표는 "인공지능 기술을 중심에 두고 해외에도 많은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면서 "검색과 커머스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튜브의 등장으로 ICT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가 온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검색광고 매출이 유튜브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동영상 전략을 집중적으로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2의 라인과 같은 자회사 상장 계획은 아직 없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와 프렌즈 등에 통화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별정통신사업’을 정관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도 처리했다. 다만 한 대표는 "기술 플랫폼의 핵심인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에 음성 통화 기능 탑재를 위한 것"이라며 일각에서 나오는 네이버 통신사업 진출설에 선을 그었다.

카카오는 제주시에 위치한 스페이스닷원에서 16일 주총을 열어 임지훈 대표 체제에서  조수용, 여민수 공동대표 체제로 선회했다. 송지호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장 겸 패스모바일 대표의 사내이사의 1년 연임안과 이사의 수를 기존 7명에서 9명으로 늘리는 방안도 결정됐다.

▲ 왼쪽부터 여민수, 조수용 대표. 출처=카카오

브랜드와 광고 전문가인 조수용, 여민수 공동대표의 출범은 최근 카카오에 유입되는 'NHN DNA'와 관련이 있다. 김범수 의장이 투자 전문가인 임지훈 대표 체제를 넘어 실질적인 사업 동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NHN 시절의 동료들을 불러들이는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민수 대표는 지난 2016년 8월 광고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으로 카카오에 합류했으며 모바일과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디지털 마케팅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수용 대표는 여 대표와 비슷한 시기인 2016년 12월 브랜드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카카오에 합류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T, 카카오미니 등 카카오의 성장 과정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브랜드 출시를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