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가 임지훈 단독대표 체제에서 조수용, 여민수 공동대표 체제로 돌입하며 조수용 대표가 한때 보유한 JOH를 둘러싼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JOH는 2010년 조 대표가 설립한 브랜드, 미디어 콘텐츠, 부동산 개발 회사며 최근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됐다.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대목은 JOH의 카카오 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확인된 조수용 대표의 수익, 그리고 활용방안이다. 카카오는 조수용, 여민수 공동대표 체제가 확정된 후 지난 15일 JOH 지분 100%를 293억원에 사들였다.

▲ 카카오의 공동대표로 취임한 조수용 대표. 출처=카카오

이에 앞서 조 대표는 자기가 보유하고 있던 JOH의 지분 34.09%를 팔았다.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이미 보유하고 있던 JOH 지분 45.5%를 133억원에, 기타 주주가 가지고있던 54.5%의 지분을 160억원에 인수했기 때문에 조 대표는 카카오의 JOH 자회사 편입으로 100억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조 대표가 카카오 부사장으로 영입되며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JOH 지분 45.5%를 인수했고, 조 대표가 여민수 대표와 함께 카카오의 공동대표가 되는 순간 JOH 지분 100%를 카카오가 확보하게 됐다는 뜻이다.

카카오는 JOH의 자회사 편입을 두고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인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임지훈 대표 시절 카카오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투자를 단행하는 등 강력한 '투자본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임지훈 전 대표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을 거친 투자 전문가이기에 가능했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임지훈 대표 체제의 카카오가 투자를 통한 큰 그림을 그리는 일에는 기민하게 움직였으나, 최근의 카카오는 광고와 브랜딩을 중심에 두고 수익사업에 집중하려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투자본능을 이끌었던 임지훈 전 대표가 물러나며 장기간 조직에서 실력을 쌓아온 인사들 중 김범수 의장을 중심으로 하는 'NHN 인연'을 매개로 제2막을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 대목에서 JOH의 브랜드 가치가 카카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카카오의 주장이다. 조 대표는 카카오에서 공동체브랜드센터 부사장을 맡으며 브랜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고, 그가 이끌었던 JOH가 카카오의 자회사로 편입되며 시너지를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조수용 대표의 카카오 영입조건 중 JOH 인수가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 JOH와 배달의민족이 함께 매거진 F를 발행한다. 출처=배달의민족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JOH가 만나는 이유도 비슷한 연장선에 있다. 배달의민족은 23일 JOH와 협력해 음식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격월간 음식 전문 잡지 ‘매거진F’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맛집 소개나 광고성 정보같은 단편적인 이야기 대신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음식 본질에 가까운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며 "음식을 즐기는 일반 독자 뿐만 아니라 요리를 업으로 하고 있거나, 배우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소장하고 싶은 책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앞으로 추구할 브랜드 가치 방향성을 보여줄 중요한 단서 중 하나다.

다만 JOH가 지난해 9월 호텔 비즈니스 목적으로 서울 성수동의 한 호텔을 매입했고, 해당 토지가 뚝섬주변지역 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에 포함되어 있어 현지 지역주택주합과 마찰을 일으키는 대목은 불안요소다.

주민들이 조합을 구성해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는 단계에서 카카오가 호텔을 매입, 사업을 추진한다면 '대기업이 내집 마련을 향한 꿈을 망쳤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이와 관련해 "다양한 브랜드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호텔 비즈니스를 연계하기 위해 성수동 호텔을 매입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민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