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백화점 천호점 홈퍼니싱 전문관. 출처= 현대백화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현대백화점이 한 가지 상품 분야 판매에 특화된 ‘전문 매장’을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약 두 달 동안 3곳의 오프라인 전문 매장을 선보였고 1곳의 매장을 재단장 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방문객 수와 지역 상권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으로 보는가 하면, 전자상거래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유통업계의 변화와 맞지 않는 조치라며 부정적으로 보는 대조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오프라인 점포 확장 마케팅은 올해 1월 시작됐다. 1월 8일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이전까지 스포츠 브랜드를 중심으로 구성된 8층 한 개 층을 재단장해 유·아동 관련 상품과 체험형 콘텐츠만으로 꾸민 총 면적 4000㎡ 규모의 ‘키즈&패밀리관’을 선보였다. 입점 브랜드 수도 이전의 매장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여기에 지난 12일 현대백화점은 판교점 8층과 중동점 7층에 20여개 브랜드 도마·식기·조리기구 등 다양한 주방용품을 판매하는 수입 주방용품 전문 편집매장 ‘포하우스’의 문을 열었고 나흘 뒤인 16일에는 압구정본점 별관 컬쳐파크 2층에 281㎡ 규모로 요가 전문매장 ‘자이 요가 스튜디오’의 문을 열었다. 정확히 사흘뒤인 19일에는 영업면적 2650㎡인 천호점 9층 전체를 홈퍼니싱(Home Furnishing, 가구·인테리어) 상품군으로만 구성된 전문 매장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철저한 ‘고객 수요’ 반영    
 일련의 오프라인 전문 매장 강화의 이유에 대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객과 최고 접점에 있는 유통채널로써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차별화 매장을 선보이는 백화점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할 수 있는 차별화 매장을 지속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요가 전문매장. 출처= 현대백화점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올해 새롭게 선보인 주요 매장들의 오픈에는 각 품목들의 수요 변화 추이가 반영됐다. 현대백화점의 통계 조사에 따르면 전국 현대백화점의 전년 대비 주방용품 매출은 매년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6.1%인 주방용품 신장률은 2017년에는 8.1%까지 올라갔다.  올해는 아직 통계가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1~2월까지 추이는 지난해 대비 15.1%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요가 매장도 마찬가지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전국 점포 문화센터 건강 관련 강좌 인원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해 요가 강좌를 수강한 고객은 전년대비 24.1% 증가세가 나타났다. 이러한 성장세는 올해 3월(7일 기준)까지도 20%대 신장률로 이어지고 있다.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그러나?  

현대백화점의 오프라인 전문매장 강화 전략은 분명 고객 수요를 판매에 반영하는 유통업의 본질에 충실한 전략이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업계에서는 경쟁 유통업체들에 비해 뒤처지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이것 밖에 없다’는 부정적 해석도 나온다.

경쟁 유통업체인 신세계와 롯데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유통업계의 변화에 대해 각각 이커머스 시장 진출 선언, 온-오프라인 유통 통합 옴니채널 시스템 구축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은 온라인 영역으로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계열사나 여력이 경쟁 업체들에 비해 한참 부족하기 때문에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한 변화를 추구하는 것 말고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의 온라인 몰 H몰. 출처= H몰

IBK투자증권 안지영 연구원은 “롯데와 신세계는 백화점 외에도 대형마트·슈퍼·편의점 등 온라인과 연결해 채널을 다변화 할 수 있는 유통 구조가 구축돼있는 반면, 현대백화점은 백화점과 백화점 온라인 몰(H몰)이 유일한 유통 채널”이라면서 “전면으로는 오프라인 전문 매장으로 수요 중심 점포 마케팅을 강조하지만 결국에는 오프라인을 벗어나 유통을 확장 할 수 있는 요소가 제한됐다는 것은 현대백화점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의 한국 진출이 회자되고 있고, 국내 온라인 마켓 업체들의 급격한 성장이 나타나는 시대에 오프라인 유통을 강조하는 변화는 장기 관점에서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현대백화점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전문 매장을 온라인과 연결시키는 다양한 시도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